카카오드라이버가 출범 1년을 맞았지만, 대리기사들 사이에선 불만이 나온다.<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지난해 중순 출범한 카카오드라이버가 어느덧 1년을 넘겼다. 당시 대리운전시장에 IT공룡기업이 진입한다는 비판이 일었지만, 카카오는 승객과 대리기사들의 효용을 극대화 한다는 명분으로 맞섰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고객들은 만족감을 보인 반면, 대리기사들 사이에선 볼만소리가 나온다.

우선 승객들은 카카오드라이버에 대체로 호의적이다. 예전보다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도 쉽고, 결제도 간편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사업주체가 카카오다보니 대리기사의 신뢰성도 상승된다.

카카오 관계자도 "대리운전서비스를 이용해본 적이 없었던 여성고객들도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율 및 기사분들의 영업에 필요한 비용을 감소한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택시를 포함해 사회에 긍정적으로 미친 영향을 조사 중"이라며 "구체적인 수치와 내용은 하반기 발간되는 모빌리티 백서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대리운전 기사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구원책으로 여겼던 카카오드라이버가 대안이 못 된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엔 수수료 이슈도 있지만, 콜 수에 비해 대리기사가 너무 많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카카오가 그간의 컨퍼런스콜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카카오드라이버의 누적 기사 가입자수는 19만명, 심사를 통과해 업무수행이 가능한 기사는 7만8,000명이다. 반면 지난 1월 콜 수는 140만콜이다. 1일당 4만5,000콜을 7만8,000명이 나눠 받았다고 가정하면, 한 기사가 하루에 받은 콜 수는 0.5개에 불과하다.

실제 카카오드라이버 기사용 앱의 리뷰 게시판만 봐도 "카카오만 하는데 갈수록 콜이 떨어진다. 한 콜도 못하고 집에 갈 때가 부지기수다" "3일 동안 콜을 하나도 못 잡고 그냥 퇴근했다" 등의 글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카카오가 대리기사 모집을 그만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용 (사단법인)전국대리기사협회장은 "지난해 중순만 해도 전국 대리기사수는 12-15만명으로 추산됐다"며 "카카오가 19만명의 기사를 모집함으로써 시장 자체를 망가뜨렸다. 기존 업자들의 갑질이 무색할 정도"라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는 현행법 상 카카오 대리기사 모집을 중단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택시 등은 운수업법 때문에..(모집에 어느 정도 제한을 가할 수 있지만), 대리운전에는 자격이나 규제가 없다"며 "오픈 플랫폼 특성상 활동을 원하는 분들이 있다면 막기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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