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진행된 국민의당 제1차 선거관리위원회의에 참석한 박주선(오른쪽) 비대위원장과 김관영 선거관리위원장이 자리에 앉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국민의당이 여름휴가도 잊고 8·27 전당대회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대선 패배 이후 이유미 제보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원내5당인 정의당보다도 정당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전당대회를 통해 당을 재건하겠다는 의도다. 국민의당은 당의 ‘살길’을 모색하는 토론회도 여러 번 여는 등 위기탈출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첫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전당대회 체제로 돌입했다. 김관영 선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국민들께 인정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 비장한 각오로 국민의당 창당의 정신을 다시 되살려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고 무거운 인사말을 전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선관위의 룰 세팅을 비롯해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질 분들이 될 수 있으면 당원들과 국민들께 당의 비전과 전략, 내년 지방선거 승리 대책 등 이런 것을 알리고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또 그러면서도 너무 현란하거나 너무 떠들썩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조용하지도 않고 내실 있는 전당대회가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 내외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전당대회를 최소한의 규모로 치러야 한다는 당부다.

국민의당은 같은 날 당 혁신위원회와 채이배 의원실 주최 하에 ‘국민의당 혁신의 길 1 : 사회·경제 노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 20일에는 당 싱크탱크가 ‘다당제 정착과 민주주의 성숙을 위한 선거제도 개편’ 토론회를 주관했고, 19일에는 당 서울시당 주최로 ‘국민의당 나아갈 길’ 토론회가 열렸다. 오는 27일에는 정동영 의원실 주최로 '국민의당 필요한 정당인가' 토론회도 예정돼있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제도적 정책적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잇달아 열며 탈출구를 적극 모색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태일 혁신위원장은 이날 토론회 인사말에서 “대선 패배나 제보조작 사건 자체보다도 (국민의당의) 심각한 문제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논란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모든 조직이 어떤 일에 실패를 하거나 실수가 있으면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등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수반되는 게 정상인데 (국민의당은) 그런 부분에서 너무 점잖다”고 쓴소리를 했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은 “(국민의당이)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반대하기만 하는 야당 역할을 하다 보면 결국 자유한국당의 2중대가 될 수밖에 없다. 마냥 반대만 할 수 없어서 협조를 해주면 정부여당의 2중대가 된다”며 “양당 독과점 구도는 안 된다 하는 수사적 방어적 얘기를 하면서 옹색하게 살아서는 안 된다. 지금 국민의당이 가야할 길과 해야할 일을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그냥 그렇게 옹색하게 흘러가게 된다”고 조언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혁신위에서 제기한 모든 방향과 내용에 대해서는 가급적 최대한 수용을 해서 당을 바꾸는 처방전으로 사용하겠다”며 “저희 당이 어렵지만 반드시 재기해서 사명감과 책임이 있다는 걸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혁신위가 더 도와주시고 채찍을 내려주시면 다시 한 번 기대를 모으는 정당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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