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베스트코가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로 시름하고 있다. <대상베스트코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대상그룹 계열사 대상베스트코가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룹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설립 이래 줄곧 영업 적자를 내고 있는데다 재무구조 악화도 심화되고 있다. 박용주 대표가 경영을 전담하며 체질개선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적자 탈출이 만만치는 않는 분위기다.

◇ 설립 이래 줄곧 적자 기조  
 
대상그룹은 2010년 대상베스트코를 설립하고 식자재 유통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상베스트코는 지역 도매상을 인수합병(M&A)하며 덩치를 빠르게 키워나갔다. 2011년 ‘푸덱스’ 합병을 시작으로 2012년만 19개 중소 식자재회사를 사들였다. 이에 2011년 82억 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13년 4,26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4,88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그런데 커진 외형에 비해 수익성은 초라한 수준이다. 대상베스트코는 설립 이래 줄곧 영업적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영업적자는 2011년 35억원, 2012년 80억원, 2013년 111억원, 2014년 200억원, 2015년 360억원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139억원으로 축소됐다.

그간 ㈜대상은 대상베스트코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일감 지원을 비롯해 자금 지원도 잇따랐다. 대상베스트코는 2015년에만 해도 전체 매출의 45.9%를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또 ㈜대상은 유상증자를 통한 지원에 나서는 한편, 거액의 채무보증도 섰다. 지난해 기준 ㈜대상이 대상베스트코에 선 채무보증액은 1,001억원에 달한다. 주주인 오너 일가도 사재를 털었다. 2015년 실시된 200억대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과 그의 두 딸인 임세령 전무와 임상민 전무는 각각 20억원씩 총 6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지난해 기준 이들은 각각 대상베스트코의 지분 10%씩을 보유했다. 나머지 지분 70%는 ㈜대상이 보유했다.

◇ 오너 일가 지분 포기 … 잇단 자금 지원 부담? 

다만 이 같은 오너일가의 자금 지원도 올해부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임창욱 명예회장과 그의 두딸은 올 초 대상베스트코에 대한 지분 전량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서다. 이는 지속적인 자금 수혈 부담과 각종 부정적인 이슈를 의식한 조치로 해석됐다. 대상베스트코는 외형을 키우는 과정에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산 바 있다. 여기에 오너일가가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는 탓에 일감몰아주기 구설도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독자적인 자생력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지만 곳간 사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대상베스트코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732%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년대비 1,127%p 오른 규모다. 재무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대상베스트코는 최근 5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대상베스트코의 수장인 박용주 대표의 어깨는 무거워지고 있다. 박 대표는 초록마을과 대상베스트코 대표를 겸직해오다 지난해 12월부터 대상베스트코 경영만을 맡고 있다. 대상베스트코의 경영 개선 문제에만 집중하도록 대상그룹이 꺼낸 특단의 카드다. 그는 올해부터 사업구조 효율화에 나서는 한편, 수익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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