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최수진 기자] LCD의 시대가 저물고 OLED 시대가 도래했다. OLED의 추세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로운 시대, 변화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과거 디스플레이 시장이 액정표시장치(LCD, Liquid Crystal Display)를 중심으로 경쟁했다면 현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Organic Light Emitting Diode)와 관련된 기술 개발이 핵심이다.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LCD 가격은 이미 하락세다.  

지금의 시장 상황은 고도화된 OLED 기술력을 가진 삼성과 LG가 독주하는 모습이다. 양사는 TV에 들어가는 대형 OLED부터 스마트폰 등에 활용되는 중·소형 OLED까지 모든 영역에서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OLED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애플·구글·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관련 개발과 공급, 투자 등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 '대세' 중소형 OLED, 스마트폰 속으로… 과한 ‘독점’은 경계해야

스마트폰에서도 중소형 OLED가 대세로 떠오르자 수요가 증가했다. OLED 기술을 갖춘 삼성과 LG는 이미 자사 스마트폰에 OLED를 탑재, 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디스플레이 기업에서 부품을 공급받는다. 

그러나 수요를 맞추기 어려운 실정이며, 그마저도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약 95%의 점유율을 보였다. 

다만, 시장을 독주하는 기업엔 언제나 명암이 따르기 마련이다. 애플의 아이폰8 출고가에 미치는 영향이 대표적인 예다. 

애플 전문가 밍치궈 KGI증권 분석가는 보고서를 통해 “애플은 삼성에서 공급받는 OLED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으로 인해 차기작 출고가가 올랐다”며 “아이폰8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는 아이폰 LCD 디스플레이에 비해 두 배가량 비싸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은 애플과의 협상에서 우위에 있다”며 “OLED 패널이 최대 130달러(약 14만6,000원)까지 올라간 까닭이다. 애플은 삼성 외에도 OLED 공급처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존 아이폰 시리즈에 사용된 LCD 디스플레이를 최대 55달러(약 6만2,000원)에 공급받은 것과 비교하면 하나의 부품 가격만 8만원 이상 뛴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소비자’다. 이윤을 내야하는 기업에게 공짜는 없다. 애플은 삼성에서 130달러로 공급받은 부품을 사용해 더 비싼 완성품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8의 출고가가 130만원까지 전망되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 수요는 많고 공급은 부족… 글로벌 기업, OLED 투자 적극 나서

시장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 공급사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도 문제다. 매분기 OLED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은 한정돼 있어 수요가 많아질수록 가격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신한금융투자 윤영식 연구원은 지난 6월 “플렉서블 OLED에 대한 공급이 2020년까지 부족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화권 기업들이 OLED를 대량 생산해도 수요를 맞추긴 부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싼 부품 때문에 ‘초프리미엄’ 수준으로 오르는 스마트폰 가격을 다시 낮추기 위해서는 OLED 시장이 지금보다 더 활성화되고, 다양한 기업이 가격 경쟁에 참여해야 한다. 

실제 글로벌 업체들이 투자를 발표했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OLED 투자에 뛰어들었다. 

IHS마킷은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가 2019년 이후 최대 OLED 업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BOE는 중국 청두·멘양 등에 OLED 생산 라인을 만들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또 다른 기업인 ‘CSOT’는 2019년 2분기부터 OLED 생산에 나설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2020년까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POLED에 1조9,9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 최근 애플과는 차기 아이폰을 위한 OLED 디스플레이의 공급, 부품가 등에 대한 최종 조율을 진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특정 고객사에 관해 언급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어떤 고객사가 됐든 공급을 하려고 하는 것은 맞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으며, 당장 올 하반기부터 가동되는 공장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연구원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수량을 맞추기 위해 지방에도 현재 중소형 OLED 생산 설비 작업을 하고 있다”며 “양산을 진행 중인 공장도 있고, 아직 준비 단계인 공장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