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삼성전자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입사 30여년 만으로, 반도체 호황에 최고 실적을 기록한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13일 ‘권 부회장이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던 것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며 이 같이 전했다.

이에 권 부회장은 우선 반도체 사업 총괄 책임자에서 물러나고, 삼성전자 대표이사 및 의장직도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 이후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 또 겸직 중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사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반도체 시장의 호황으로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지만, 오히려 엄중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실적은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 신성장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를 못 내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권 부회장은 “급격히 변하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서 쇄신할 때”라며 “저의 사퇴가 이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한 차원 더 높은 도전과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권 부회장이 조만간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진에게 사퇴결심을 전하며 이해를 구하고, 후임자를 추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권부회장은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 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사장과 반도체 사업부 사장을 거쳤다. 2012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았고, 지난해엔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표도 겸직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