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시리즈 1차전 깜짝 시구자로 나서 시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광주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깜짝 시구자로 나섰다. 경기 직전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시구 여부를 놓고 야구팬들 사이에서 분분했지만, 막상 화면에 잡히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광주 챔피언스필드는 ‘문재인’을 연호하며 대통령을 크게 환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시구는 대선공약에 따른 것이다. 후보시절 투표독려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투표인증 1위를 한 팀의 경기에 시구를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 결과 1위는 5226점을 얻은 기아였고, LG가 3181점으로 2위, 롯데가 1593점으로 3위로 집계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증샷 1위 지역 야구팀에 시구를 한다는 게 대통령의 공약이었고 마침 기아가 한국시리즈에 나가는 행운까지 겹쳐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유니폼이 다르네

왼쪽부터 주영훈 경호실장, 임종석 비서실장,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 장하성 정책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함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뉴시스>

시구에 나선 문 대통령은 한국국가대표팀 점퍼를 착용했다. 관례대로라면 홈팀인 기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어야 하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했다. 대신 기아팬으로 알려진 임종석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기아 유니폼을 착용하고 등장했다.

재미있는 것은 문 대통령은 부산을 연고로하는 ‘롯데팬’이라는 점이다. 영남과 호남의 인사들이 문재인 정부에 두루 진출한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또한 김정숙 여사는 기아의 레드컬러 유니폼을 착용해 관심을 끌었는데, 대선 기간 김정숙 여사는 호남에 상주하다시피 머물러 표심잡기에 나섰다. 문재인 캠프 ‘호남특보’라는 별칭은 여기서 나왔다.

◇ 문재인 대통령이 못하는 4가지, 댄스·개그·붓글씨·시구?

시구연습 중인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시구에서는 탄식이 나왔다. 관중들은 문 대통령의 손을 떠난 공이 김민식 선수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는 모습을 기대했다. 그러나 공은 마운드를 떠나 땅바닥으로 처박혔고, 문 대통령도 머쩍은 듯 잠시 관중들의 눈치를 살핀 뒤 어색하게 웃음을 지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댄스와 개그, 붓글씨에 이어 문 대통령이 못하는 한 가지를 추가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 입장에서 이는 억울하다. 시구에 앞서 문 대통령은 김응용 회장과 김성한 감독의 지도 아래 시구연습에 나섰는데, 강속구까진 아니지만 나름 잘 던졌다. 특히 문 대통령이 환갑이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체력으로 볼 수 있다. 시구에 앞서 연습을 너무 많이 했거나, 긴장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 새로운 이니굿즈의 등장, 그리고 파파이스

국민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문 대통령은 일거수일투족이 팬들의 관심사였다. 시구에 착용한 신발까지 관심의 대상이 됐는데, ‘프로스펙스’의 운동화로 확인됐다. 부산지역 LS네트웍스가 생산하는 운동화로 가격은 3~4만원 수준이나 현재 단종 상태여서 구매는 불가능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일본 아식스 운동화를 착용해 논란이 됐었다.

관람석으로 이동한 문 대통령은 김 여사와 나란히 앉아 대중적인 음식인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은 파파이스 치킨을 보고 ‘김어준의 파파이스’를 연상했고, 또 다른 이는 ‘국내 브랜드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파파이스가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가장 맛있는 치킨이기 때문이라는 현지인들의 이야기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함께 경기 중간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2차전 시구자 정세균 의장은…

한편 한국시리즈 2차전 시구자는 정세균 국회의장으로 정해졌다. 당초 정세균 의장 측은 정치인으로서 이번 한국시리즈 첫 시구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컸다고 한다. 실제 25일 오전까지 1차전 시구자는 문 대통령이 아닌 김응용 대한소프트볼협회 회장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1차전 시구자로 깜짝 등장하면서, 정 의장 입장에서는 다소 김이 빠지게 됐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