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N 회의서는 리커창 총리와 회담, 연내 방중도 추진 중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한중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APEC정상회의 자리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중관계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사드 문제는 현 상태에서 동결한 채, 경제 등 미래발전에 대해 논의하자는 양국 간의 공감대가 바탕이 됐다.

31일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회담 개최합의는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키는 첫 단계”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남관표 2차장은 아울러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ASEN 회의 기간 중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중국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외교부는 남관표 2차장과 콩쉬안유 중화인민공화국 외교부 부장조리간 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협의문에는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차 확인했으며, 모든 외교적 수단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재천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핵심현안인 사드에 관하여는 “한국 측은 중국 측의 사드 문제 관련 입장과 우려를 인식하고,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는 그 본래 배치 목적에 따라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 것으로서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우리 입장을 명시했다.

또한 “중국 측은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를 반대한다고 재천명했다. 동시에 중국 측은 한국 측이 표명한 입장에 유의하였으며, 한국 측이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했다”며 사드에 관련한 중국 측의 입장을 그대로 담았다.

다만 협의문 말미에는 “양측은 한중관계를 매우 중시하며 양측 간 공동문서들의 정신에 따라,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발전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며 “양측은 한중간 교류협력 강화가 양측의 공동 이익에 부합된다는데 공감하고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혀, 한중관계 개선을 예고했다.

협의문에 담긴 사드에 관한 입장은 그간 양국이 피력해왔던 것과 사실 다르지 않다. 실제 우리 측은 그간 북한 미사일 방어용임을 강조한 반면, 중국 측은 미국의 MD구축일환 혹은 중국 견제목적으로 보고 마찰이 계속됐다. 이번 협의에서도 결국 사드에 관한 협상이 타결에는 이르지 못한 것이어서,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관계개선에 합의한 것은 새로운 ‘신뢰관계’가 구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중국과 신뢰구축에 성공했으나, 중국과의 소통 없이 갑작스럽게 사드배치를 강행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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