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018년형 아이폰에 퀄컴 칩을 탑재하지 않을 전망이다. 퀄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애플이 2018년형 아이폰에 퀄컴 칩을 탑재하지 않을 전망이다. 퀄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뎀 칩 공급사의 다각화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퀄컴과의 법적 분쟁이 애플의 중요한 시장인 중국에서도 이어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10월 3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은 2018년형 아이폰,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모뎀 칩에 대해 퀄컴이 아닌 인텔, 미디어텍 등의 제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애플이 퀄컴을 배제한 것은 차기 아이폰 제작을 위한 테스트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애플의 이번 결정은 소프트웨어와 관련한 이유만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의 퀄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행보는 아이폰7 시리즈부터 이어진 탓이다. 애플은 아이폰7·아이폰7플러스에 들어가는 모뎀칩을 위해 인텔과의 협력을 시작한 바 있다.

애플의 공급사 추가 결정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셈이다. 다만 애플의 행보는 퀄컴과의 협력을 완전히 끊는 것이 아닌 의존도를 줄이는 것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퀄컴의 모뎀 칩이 인텔과 미디어텍보다 우수한 성능을 지녔기 때문이다. 

퀄컴 입장에서도 타격이 크다. 퀄컴이 지난해 애플에 공급한 칩 규모는 32억 달러(약 3조6,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애플이 인텔 등의 모뎀칩을 공급받기 시작한 이후인 올해의 공급 규모는 21억 달러(약 2조5,000억원)로 전망된다. 

애플과 퀄컴의 협력은 10년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퀄컴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특허 갑질’을 하면서 애플과의 관계가 악화됐다. 양사는 현재 특허사용료와 관련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애플은 아이폰 등에 탑재되는 모뎀 칩에 대한 공급사를 다각화하기 위해 다양한 제조사들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애플이 퀄컴 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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