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내외가 자금성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대해 주요 미국 언론들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대했던 대아시아 무역불균형 해소와 관련된 성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정상회담을 잘 대처했다는 이야기도 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한을 앞두고 우리 측의 최대 걱정거리는 무역문제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미 FTA 협의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를 우려했었다. 우리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FTA나 통상관련 문제는 크게 다뤄지지 않았고,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미 동맹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 순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관심 사안은 무역이 아닌 북핵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자간 무역협정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무역적자를 초래하는 원인이라고 비난해 왔지만 막상 양자간 협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언론의 최대 관심사였던 미중 정상회담에서의 성과도 비관적으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미중간 무역불균형에 대해 맹렬히 비난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실망스럽다는 뉘앙스다. CNN은 미중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해 “중국에 대한 칭찬 이외에는 다른 어떤 말도 들어있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불공정한 미중 무역관계를 즉각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중국을 비난하지 않았다”고 했다.

일부 외신은 한중일의 극진한 대접에 트럼프 대통령이 고무된 게 아니냐는 조롱 섞인 지적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아시아의 리더들이 깔아준 레드카펫을 트럼프는 좋아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절제된 발언은 ‘아첨전략’ 효과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중일 등 아시아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대대적인 의전을 준비했다. 일본은 아카사카 궁에서 환영행사와 공식만찬을 진행했고,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자금성을 통째로 비웠다. 한국 역시 국빈방문에 맞춰 의장대 사열 등 극진히 환대했었다.

AP통신은 “모든 정상이 해외 방문 때 환영을 받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특히 요란한 환영행사를 받곤 한다”고 했다. 또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린지 포드의 입을 빌려 “그들(한중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첨에 반응한다는 점을 모르지 않는다”고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파격적인 환대와 미국 제품을 더 많이 사겠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했던 시장 개방 조처에는 어떠한 결실도 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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