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사당화 논란'을 둘러싸고 친박계와 비홍계가 연일 비판에 나서면서 홍준표 대표 등 친홍계 인사들이 강하게 반발해 한국당 계파 갈등이 극단에 치달은 분위기다. 사진은 홍 대표 비판에 나선 친박계 한선교(사진 왼쪽) 의원과 비홍계 나경원(사진 오른쪽) 의원.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의 계파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비홍계(비홍준표계)와 친박계(친박근혜계)는 공개 회의와 SNS 상에서 ‘홍준표 사당화’를 대놓고 비판했고, 홍준표 대표와 친홍계(친홍준표계)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맞서고 있다.

선공은 홍준표 대표였다. 홍 대표는 지난 7월 당 대표 당선 이후 친박계를 겨냥해 ‘구체제·암 덩어리·기생충’ 등으로 비유하며 연일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 이와 함께 ‘정치적 1호 당원’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한국당에서 강제 출당시켰고, 친박계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탈당 권유 징계도 단행했다.

이에 대해 친박계는 “홍준표 대표가 한국당을 사당화하고 있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친박계 한선교 의원은 지난 28일 “홍준표 대표의 사당화를 더 이상 그냥 두고볼 수는 없다”면서 다음달 12일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출마 선언을 했다. 한 의원은 출마선언문에서 “사무총장을 비롯한 주요당직은 물론 수석대변인까지도 (바른정당) 복당파로 채웠다. 원내대표마저 복당파로 내세워 그만의 화룡점정을 찍으려 한다”면서 홍 대표의 사당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주영 의원도 29일 “홍 대표의 막말이 당의 이미지를 더욱 비호감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독불장군에게는 미래가 없다. 대표의 이런 가벼운 처신이 당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냐”고 홍 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가 이 의원을 겨냥한 ‘이름 개명 해명’ 발언을 두고 “원내대표 경선에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견제용이냐”고 홍 대표의 사당화 논란을 꼬집었다.

비홍계로 분류되는 나경원 의원 역시 지난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원내대표 선거 초반부터 홍 대표는 겁박과 막말로 줄세우기에 여념없다. 지금 보수의 혁신, 변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홍준표 대표의 막말”이라며 “보수의 품격을 떨어트리고 국민을 등돌리게 하는 막말을 더이상은 인내하기 어렵다”고 홍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 친박·비홍계 협공에 ‘강공’으로 맞선 친홍계

친홍계는 친박계와 비홍계가 홍준표 사당화를 지적하는 것에 대해 “총구를 당 살리려 발버둥치는 대표에게 겨누지 말고 나라 망치려 작심한 좌파정권과 좀 싸워보라”고 말했다. 홍 대표 최측근인 이종혁 최고위원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친박계를 비판하는) 당 대표의 정치적 수사를 막말이라 대드는 분들은 그게 자신들을 겨냥한 것 같아 아프신 모양”이라고 했다.

장제원 의원은 “수석대변인직에서 물러나겠다”면서 ‘홍준표 사당화’를 지적한 한선교 의원를 강하게 비판했다. 장 의원은 지난 28일 한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선언문에 대해 “한 의원의 말을 듣고 심한 모멸감을 느낀다. 또 다시 편을 나누어 그 반사이익으로 원내대표가 되어 보겠다는 얄팍한 출마의 변을 들으니 이것이 4선 의원의 출사표인지 귀를 의심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수석대변인직을 감투라 생각해 본 적 없고 (이것이) 당의 화합과 통합에 걸림돌이 된다면 미련없이 사퇴하겠다. 자격없는 사람이 정치공학적으로 대표 사당화를 위한 도구가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반의적 표현으로 한 의원 발언을 꼬집었다.

홍 대표 역시 29일 “원내대표 자리는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며 당 대표와 함께 정부의 실정에 대해 야당으로서 역할을 해야하는데 집중하는 게 맞다. 그런데 일부 몇몇 분들이 (원내대표 선거) 득표 전략 일환으로 당 대표와 각을 세우고 극언을 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홍 대표가 당 대표 및 최고위원·3선의원 비공개 회동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 대변인에 따르면, 홍 대표는 “앞으로 이런 일(홍준표 사당화 지적)이 벌어진다면 그 때는 당 대표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향후 친박·비홍계 의원들과 친홍계간 공방이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경우 홍 대표가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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