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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이웃사촌] 익숙한 휴먼코미디, 아쉬운 오달수
2020. 11. 19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이웃사촌’(감독 이환경)이 베일을 벗었다. /리틀빅픽처스
영화 ‘이웃사촌’(감독 이환경)이 베일을 벗었다. /리틀빅픽처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오달수의 복귀작이자, 영화 ‘7번방의 선물’(2012) 이환경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이웃사촌’이 베일을 벗었다. 정반대의 목적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단 각오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좌천위기 도청팀장 대권(정우 분)은 팀원들과 함께 해외에서 입국하자마자 자택 격리된 정치인 이의식(오달수 분) 가족을 24시간 감시하라는 미션을 받는다. 이웃집으로 위장 이사 온 도청팀원들은 라디오 사연 신청부터 한밤중에 나는 부스럭 소리까지 수상한 가족들의 모든 소리와 행동을 감시한다.

하지만 대권은 의도와 달리 이웃사촌으로서 의식과 가까워지게 되고,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한다. 그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공감하고 연민을 느낀다. 그를 감시할수록 이면의 진실을 깨닫게 되고, 자신이 믿어왔던 신념마저 흔들린다. 결국 대권은 가족을 위해, 옳은 길을 향해 용기를 낸다.  

‘이웃사촌’은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돼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2013년 개봉해 1,230만 관객을 사로잡았던 최고의 흥행작 ‘7번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과 제작진이 다시 의기투합해 주목받았다.

영화 ‘이웃사촌’에서 대권을 연기한 정우(위). /리틀빅픽처스
영화 ‘이웃사촌’에서 대권을 연기한 정우(위). /리틀빅픽처스

정치영화는 아니지만 실제 일어난 정치적 사건을 모티브로 이용해 극의 설득력을 높인다.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야당 대표 의식은 실제 가택구금됐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독재 정권, 이에 맞선 민주화 운동 등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해 현실성을 더했다.

영화는 어둡고 무거운 시대적 분위기와 반대로, 시종일관 유쾌하고 따뜻한 결을 유지한다. 낮에는 이웃사촌으로 밤에는 도청팀장과 도청 대상으로 활동하는 대권과 의식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지는데, 곳곳에 이환경 감독 특유의 따뜻한 유머 코드가 녹아있어 소소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마침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정의를 위해 용기를 내는 과정은 감동을 준다. 특히 대권은 의식을 대신해 그의 가족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데, 담벼락 너머 멀게만 느껴졌던 ‘남’이 진정한 ‘이웃사촌’으로 거듭나며 뭉클함을 안긴다. 

‘이웃사촌’으로 돌아온 오달수 스틸컷. /리틀빅픽처스
‘이웃사촌’으로 돌아온 오달수 스틸컷. /리틀빅픽처스

대권과 의식의 진한 우정 외에 또 하나의 감동 코드는 ‘가족애’다. 현실에 순응했든, 맞서 싸웠든 결국 대권과 의식의 선택은 가족을 위함이었다. 자상하든, 그렇지 않든 가족을 위해 살아온 가장의 무게는 같다. 두 아빠의 희생과 고군분투, 그리고 성장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다만 대권에 비해 의식은 다소 평면적으로 그려져 아쉽다. 독재 정권을 끝낼 유력한 대권 주자이자 국민들의 새로운 희망이지만, 자상하고 따뜻한 성품을 지녔다는 것 외엔 특별한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의식을 연기한 오달수도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지만 어딘지 모르게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느낌이다. 여느 때처럼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지만, 끌어당기는 힘이 부족하다. 그의 복귀에 대한 관객들의 평가도 나뉠 것으로 보인다. 러닝타임 130분, 오는 2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