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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자의 ‘드라이빙’
[민기자의 ‘드라이빙’] ‘패밀리 미니밴 정석’ 보여준 혼다 오딧세이
2021. 03. 16 by 제갈민 기자 min-jegal@sisaweek.com

편안한 착좌감·공간효율성 극대화한 부분 돋보여
3.5ℓ 엔진, 무난한 출력 발휘… 승차감·정숙성·연비 준수
이유 있는 美 미니밴 시장 2위… 국내 가격·오디오 시스템은 아쉬워

/ 혼다코리아
혼다코리아가 미니밴 5세대 오딧세이의 마이너 체인지 버전 뉴 오딧세이를 국내에 출시했다. / 혼다코리아

시사위크|양평·홍천=제갈민 기자  혼다코리아가 연초부터 신차 러시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1월 말,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뉴 CR-V 하이브리드를 국내에 출시한 데 이어 이번에는 글로벌 인기 미니밴 ‘뉴 오딧세이’를 한국에 들여왔다. 혼다 뉴 오딧세이는 미국 미니밴 시장에서 크라이슬러 퍼시피카를 바짝 뒤쫓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많은 글로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뉴 오딧세이가 국내에서 혼다코리아의 판매를 견인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혼다 뉴 오딧세이 미디어 시승행사’를 경기도 양평에서 개최했다. 혼다 뉴 오딧세이 시승은 경기도 양평 현대블룸비스타에서 출발해 강원도 홍천 수타사를 돌아오는 코스로, 약 126㎞를 주행했다. 코스는 경기도 양평과 강원도 홍천 시내 및 한적한 국도 등으로 구성됐다. 국도 구간에서는 고속주행 및 가감속 성능, 혼다센싱 등을 테스트할 수 있었다.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마주한 뉴 오딧세이의 외관에 대한 첫 느낌은 모던한 느낌으로, 기교를 부리지 않은 것 같은 디자인이 돋보였다. 특히 크롬을 곳곳에 과하지 않게 사용한 점은 차량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 제갈민 기자
뉴 오딧세이 1열 및 센터페시아. 곳곳에 수납 공간이 존재해 편리하다. / 제갈민 기자

뉴 오딧세이는 부분 변경을 거치면서 전면부가 다소 부드러워졌다. 부분 변경 전 5세대 오딧세이는 헤드라이트 상부에서 차량의 전면 라디에이터그릴에 위치한 혼다 엠블럼으로 이어지는 두꺼운 크롬이 역동적인 디자인을 연출했다. 그에 비해 이번에 출시된 모델은 전면부 크롬이 좌우 헤드라이트 상부에서 라디에이터 상단을 가로지르는 형태로 디자인 돼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후면부도 테일게이트를 가로지르는 크롬의 두께를 얇게 디자인했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크롬 디자인을 바꾸는 것으로 차량의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튀지 않고 무난해 보이지만, 이러한 변화가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 보인다.

시승에 나서기 위해 운전석에 탑승하자 입에서 ‘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뉴 오딧세이의 시트는 편안함 그 이상이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푹신한 소파에 앉는 느낌이다. 운전석 시트 우측에는 암레스트(팔걸이)도 설치돼 있어 장시간 주행에도 불편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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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오딧세이 1열 및 2열, 그리고 주요 수납 공간. / 제갈민 기자

혼다코리아 측에 따르면 뉴 오딧세이에는 새로운 패턴의 천공 가죽 시트가 적용됐으며, 전 좌석 시트 파이핑이 적용돼 기존 모델보다 편안한 착좌감을 느낄 수 있다. 시트 열선 및 통풍 기능은 1열에만 적용됐다.

계기판과 스티어링휠, 센터페시아 등 디자인은 직전 모델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센터페시아는 ‘건담 로봇’과 같은 느낌을 준다. 혼다만의 독특한 디자인 중 하나다. 8인치 스크린은 요즘 출시되는 차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사이즈지만, 작다보다는 적당한 수준이다. 조작 버튼은 직관적으로 편리하다. 변속기는 버튼식을 채용해 실내공간을 최대한 넓힌 모습이다. 그 외 공조기 조작이나 시트 열선·통풍 조절 등은 상하 레버나 물리버튼을 채용했다. 오디오 볼륨 조절도 다이얼 방식으로 조작이 편리하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CD롬이 설치돼 있다.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없어도 될 것 같은 장치 중 하나다. 요즘 출시되는 차량에서는 보기 드문 장치다. 또 차량에서 CD를 이용해 영상이나 음악을 재생하는 소비자들은 극히 드물 것으로 판단된다. CD롬을 제외하고 가격을 조금이라도 낮추는 것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폭 달라진 점은 혼다센싱 조작을 스티어링휠에서 모두 행할 수 있도록 버튼 위치를 조금 바꾼 것이다. 1열 수납공간은 넉넉하다 못해 넘치는 수준이다. 도어 수납함에는 500㎖ 물통을 아무렇게나 던져 넣어도 5개 정도는 충분히 보관할 수 있어 보인다. 도어 수납함 깊이도 깊어 주행 중 수납 물건이 빠져나오거나 하는 일은 없어 보인다. 운전석과 동승석 가운데, 센터페시아 하단부에는 여성들의 핸드백을 놓고도 남을 정도의 공간을 확보했다. 운전자의 소지품을 동승석에 올려둘 필요가 없다. 이러한 공간 활용성은 미니밴의 매력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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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열과 적재함 공간이 넉넉한 점이 뉴 오딧세이의 강점으로 부각된다. 3열 폴딩 조작은 시트 후방의 끈을 잡아 당겨 접고 펼 수 있다. / 제갈민 기자

2열과 3열 승객석은 자유롭게 구성을 바꿀 수 있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2열 시트는 좌·우·중앙 3개로 구성돼 있는데, 매직슬라이드 기능을 통해 승차 인원이나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배치할 수 있다. 3열 승하차도 불편하지 않다. 3열 시트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아서일까, 3열은 생각 이상으로 안락했다. 레그룸도 적당한 수준이다. 2열 시트를 살짝만 앞으로 당겨 공간을 조금만 할애한다면 3열 탑승객도 충분히 편안하게 장시간 탑승이 가능해 보인다.

3열은 6:4로 분할 폴딩이 가능하며, 적재함을 깊게 설계해 이곳에 3열 시트를 접어 넣을 수도 있다. 3열 시트를 접어 적재함 공간에 넣으면 3열 시트가 있던 자리는 평탄해진다. 공간 활용의 끝판왕이다.

본격적인 시승에서는 차량의 출력과 가감속 성능 및 주행감을 느껴볼 수 있었다. 뉴 오딧세이는 공차 중량이 2.1톤에 달한다. 그럼에도 차량은 굼뜨지 않다. 284마력(hp) 및 36.2㎏·m의 힘을 내뿜는 3.5ℓ급 V6 직분사식 i-VTEC 엔진은 부드러운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100㎞/h 전후의 속도까지는 무난하게 가속을 행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 반응도 즉각적이다. 일상 주행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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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오딧세이 측면부. / 혼다코리아

뉴 오딧세이에 장착된 혼다센싱은 그간 혼다 차량에서 느낀 것처럼 무난하게 작동했다. 약간의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도 차로유지를 잘 했으며 전방 차량의 속도에 맞춰 가감속을 스스로 행한다. 전방 차량의 속도가 줄어들면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으며 정차까지 할 수 있으며, 다시 재출발도 가능하다. 해당 기능 역시 잘 작동했다. 서울을 비롯한 도심 내 정체구간에서 사용하면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주는 편리한 기능이다.

다만, 고속 주행을 하다 긴급제동 시에는 다소 더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80~90㎞/h 정도의 속도로 주행을 하다 전방 차량이 적신호에 제동을 할 때 차간 거리가 좁아지자 서서히 감속을 했으나, 스스로 급제동까지는 행하지 못했다. 이러한 경우에는 계기판에 ‘BRAKE’ 경고문구가 붉은색으로 점등된다.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감지되면 운전자에게 상황을 알리며 급제동을 요구하는 것이다. 갑작스런 브레이크 제동에도 반응은 빠르며, 제동 성능도 준수하다.

혼다센싱을 비롯한 타 브랜드의 반자율주행 시스템은 운전자보조시스템일 뿐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이 아닌 점은 명확히 숙지해야한다. 긴급 상황에는 운전자가 스스로 급제동을 해야만 한다.

100㎞/h 전후의 속도에서 노면소음이나 풍절음은 거슬리지 않는 정도다. 전면부 유리창이 넓은 것에 비하면 외부 소음 유입이 적은 수준이다. 전면의 넓은 유리창은 시야를 확보를 용이하게 하는 이점도 있다. 사각지대도 적은 편으로 느껴진다. 단, 혼다 차량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좌측 사이드미러 화각은 조정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독 좌측 사이드미러의 화각만 좁다.

승차감은 부드럽다. 과속방지턱이나 요철 등을 넘을 때도 진동이나 충격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서스펜션 세팅을 다소 무르게 한 점이 효과적인 충격 감쇄효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패밀리 미니밴 성격에 딱 맞아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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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 시승 간 평균 연비. 배기량과 차체 중량 대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 제갈민 기자

홍천 수타사에서 양평 현대블룸비스타로 돌아오는 구간에 연비 측정을 한 결과 62.8㎞를 달리는 동안 평균 연비는 10.6㎞/ℓ를 기록했다. 공인 복합 연비 9㎞/ℓ를 상회했다. 2톤이 넘는 차체와 3.5ℓ급 엔진을 품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준수한 연비다. 뉴 오딧세이의 연료효율성이 높은 이유로는 공회전 제한장치인 아이들 스탑 기능과 주행 환경에 따라 실린더 개입을 3기통과 6기통으로 자동 변환해주는 가변 실린더 제어 시스템 덕이다.

이 같은 다양한 장점과 무난한 디자인 등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혼다 오딧세이 차량은 8만3,409대가 판매돼 미국에 뿌리를 두고 있는 크라이슬러의 미니밴 퍼시피카(8만4,113대)를 바짝 추격하며 미국 미니밴 시장 2위를 기록했다. 그만큼 많은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차량이며, 인정을 받고 있는 대목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승 간 단점으로 나타난 점은 오디오 시스템 부분이다.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차량과 연결한 후 유튜브 음악 영상을 재생하고 볼륨을 최대치의 절반을 넘기자 약간의 노이즈(잡음)가 섞여 들렸다. 볼륨을 조금 더 키워 25까지 높이자 음질은 찢어졌다. 공교롭게 최근 시승한 타 브랜드 차량에 ‘메르디안 오디오 시스템’이 장착돼 있었는데 너무나 비교됐다. 프리미엄 브랜드 오디오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중적인 오디오 전문 브랜드와 협업을 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이 외 편의사양으로는 운전석이나 동승석 탑승객이 2~3열에 탑승한 가족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능인 캐빈 토크와 고개를 돌리지 않고 센터페시아 스크린으로 승객석을 확인할 수 있는 캐빈 와치 기능이 탑재됐다.

또한 2열 상단에는 10.2인치 모니터가 설치돼 있어 이를 이용해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감상할 수 있다. 다만, 이 역시 1열 시트 후면부에 개별 스크린을 설치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차량 상부에 설치된 모니터는 장시간 시청하기가 다소 불편한 점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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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코리아가 차박 콘셉트로 꾸며둔 뉴 오딧세이. / 제갈민 기자

가족을 위한 차량인 점은 확실하며, 실내공간이나 3열까지 편안한 공간을 마련한 점, 시트 탈거를 통해 차박을 즐길 수 있는 점, 운전자 편의 및 탑승객들과 소통을 할 수 있는 기능 등을 봤을 때는 ‘패밀리 미니밴의 정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일부분에서 2% 부족해 보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점은 기대가 높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국내에 도입되는 뉴 오딧세이는 엘리트 트림 단일모델이며, 부가세를 포함해 5,790만원으로 책정됐다. 기아 카니발 대비 다소 높은 몸값이라 소비자들이 주춤할 것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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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오딧세이 후면부. / 혼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