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회장, 최태원 회장, 이재용 회장, 구광모 회장 등 방북 기업인들이 옥류관에서 리선권 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냉면을 먹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손경식 회장, 최태원 회장, 이재용 회장, 구광모 회장 등 방북 기업인들이 옥류관에서 리선권 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냉면을 먹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 위원장의 발언이 언론을 통해 회자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야권 일각에서는 리선권 위원장의 북한 내 신변이 우려된다는 식의 조소도 나온다. 청와대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5일 취재진과 만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말이라는 게 앞뒤의 맥락을 잘라버리면 그 의미가 전혀 다르게 해석되기도 한다. 칭찬이 비난이 되기도 하고 비난이 칭찬으로 바뀔 수도 있다”며 일부 발언을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이어 김 대변인은 “리선권 위원장의 발언 내용과 사실관계가 현재로서는 규명이 되지 않은 상태”라며 “설사 그것이 우리 남쪽의 예법과 문화와 조금 다르다고 할지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갔을 때 받았던 엄청난 환대에 비하면, 그 환대를 훼손하는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이 국내 정치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이른바 ‘냉면 목구멍’ 발언 때문이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은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옥류관 행사 때 대기업 총수들이 냉면을 먹는 자리에 리 위원장이 불쑥 나타나 정색하며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발언을 했느냐”고 조명균 장관에게 질의했었다.

조명균 장관이 이에 대해 “비슷한 취지의 말은 있었다”고 사실상 인정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보수 측은 물론이고 진보 진영 일각에서도 문제가 있는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사실이라면 반드시 북측에 사과를 받아야할 일”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는 다른 보도가 나오면서, 상황이 일단 진전되는 듯했다.

하지만 논란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발언이 보도되면서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10.4 선언 11주년 기념 공동행사 당시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한 인사가 김태년 정책위의장을 소개하며 “우리 당에서 (정부) 예산을 총괄하는 사람”이라고 리 위원장에게 소개했다고 한다. 그러자 리 위원장은 “배 나온 사람에게 예산을 맡기면 안 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이 나왔을 당시는 별 의미 없는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자꾸 가십을 만들어내지 말라. 본질이 흐려진다”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냉면 목구멍’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후여서 파장은 계속되고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리선권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혼날 것 같다. 본인은 의식하고 한 말은 아닐지라도 듣기에 따라 수령 모독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부디 김정은 위원장이 이 말을 오해하지 않고 통크게 넘어가길 바란다. 이 발언 보도 때문에 리선권은 앞으로 말조심 하나는 확실히 할 것”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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