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집단체조를 관람하기 위해 능라도 5.1경기장을 찾은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 /신화-뉴시스
대집단체조를 관람하기 위해 능라도 5.1경기장을 찾은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 /신화-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북한을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비핵화 및 체제보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한반도 안보문제에 있어서 원론적 입장을 내세우며 한 발 떨어져 있었던 과거와 달라진 대목이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북한과의 관계를 ‘레버리지’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CCTV에 따르면, 시 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일 오후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해결 필요성에 한 목소리를 냈다. 시 주석은 “북한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평가한다”며 “지난 1년 간 한반도에서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국제사회는 이에 긍정과 기대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특히 시 주석은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기대는 북미 대화가 지속되고,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지지하며, 문제해결을 위한 조건을 마련해주려 한다”고 말했다. 오는 G20 정상회의 계기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대화 재개를 촉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합리적인 안보 및 발전 우려를 해결하는데 할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주겠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도 북미대화 재개에 의지를 보였다. 그는 “지난 1년간 북한은 지역정세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많은 적극적인 조치를 했지만, 관련국의 적극적 호응을 얻지 못했는데 이는 북한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북한은 인내심을 유지하려 한다”고 했다. ‘관련국’은 미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됐지만 계속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한반도 대화 프로세스를 추진해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중국과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려 한다”고 시 주석의 제안에 화답했다.

시진핑 주석의 방북 주요장면들. /신화-뉴시스
시진핑 주석의 방북 주요장면들. /신화-뉴시스

이번 시 주석을 맞이하는 북한의 의전에서는 양국의 결속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는 모습이 확연하게 보였다. 시 주석의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평양 공항에 1만 명에 가까운 인파가 동원됐으며, 평양 도심 카퍼레이드가 이어졌다.

무엇보다 공식 환영식이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이뤄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의 집무장소로 주석궁으로 불렸으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장소다. 북한의 정권 및 사상을 상징하는 핵심시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쩌민 전 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이 왔을 때에도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하는 행사는 열리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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