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겐다즈 녹차아이스크림 원재료 ‘일본산’… 재배지, 과거 세슘 검출지역 소문도
일본 수출규제 강화 조치에 ‘일본 제품 불매운동’ 일파만파… 후폭풍 주목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 발표 이후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거세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하겐다즈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은 대한민국 중소상인, 자영업자들이 5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과거사 반성없는 무역보복 규탄, 일본산 제품 판매 전면 중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 발표 이후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거세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하겐다즈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은 대한민국 중소상인, 자영업자들이 5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과거사 반성없는 무역보복 규탄, 일본산 제품 판매 전면 중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 발표 이후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거세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하겐다즈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국내에 유통되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프랑스에서 수입되고 있지만 ‘녹차아이스크림’에 사용되는 원재료(녹차)가 일본산으로 알려지면서 불똥 튈지 주목되고 있는 것. 특히 녹차 재배지로 알려진 곳 중 일부가 과거 세슘이 검출된 지역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불안감과 반감이 커지고 있다.

◇ 방사능 우려에 반일감정까지… 

국내에 유통되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프랑스산이다. 프랑스에서 제조(생산)돼, 한국에 수입되고 있다. 하지만 하겐다즈 ‘녹차아이스크림’의 주 재료인 녹차는 일본산이다. 일본에서 재배된 녹찻잎의 가루(녹차분말·matcha)를 이용해 프랑스 공장에서 완제품을 제조한 뒤 한국에 수입되는 구조다. 원산지는 ‘프랑스’로 표기되지만 원재료인 녹차는 ‘일본산’인 셈이다.

문제는 녹차분말의 원산지가 ‘일본산’으로만 알려졌을 뿐, 정확한 녹차 재배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수입되는 하겐다즈 녹차아이스크림의 경우, 녹차분말 원산지는 일본 시즈오카로 알려진다. 일본에서 가장 큰 차(茶) 재배지다. 시즈오카에서 생산된 녹차는 과거 기준치를 초과하는 세슘이 검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에서 350km나 떨어져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여겨진 곳까지 오염된 것으로 나타나 큰 충격을 던졌다. 우리 정부는 2011년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3개 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 대해 수입중단 조치를 내렸는데, 시즈오카 지역도 이에 포함됐다. 차(茶) 역시 수입 중단 농산물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 때문에 한때 소비자들 사이에선 하겐다즈 녹차아이스크림에 대한 방사능 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거세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하겐다즈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국내에 유통되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프랑스에서 수입되고 있지만 ‘녹차아이스크림’에 사용되는 원재료(녹차)가 일본산으로 알려지면서 불똥 튈지 주목되고 있다. / 하겐다즈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거세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하겐다즈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국내에 유통되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프랑스에서 수입되고 있지만 ‘녹차아이스크림’에 사용되는 원재료(녹차)가 일본산으로 알려지면서 불똥 튈지 주목되고 있다. / 하겐다즈

한국하겐다즈 측은 그러나, 녹찻잎 재배 지역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국하겐다즈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하겐다즈 녹차맛에 들어가는 녹차파우더는 일본산을 사용하고 있다”면서도 “(녹차 재배) 지역은 내부 규정상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재배지 공개를 거부했다. “프랑스 공장에서 녹차파우더에 대한 방사능 검출 여부를 매우 타이트하게 진행하고 있다”고만 강조했다.

원산지 공개는 소비자들의 알권리에 속한다. 이는 안전한 식품을 선택할 권리와 맞닿아 있다. 그런 점에서 하겐다즈 측의 원산지 공개 거부는 기업의 기본적인 의무를 외면한 행위이자, 소비자 기만이라는 지적이 거세다.

설상가상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아이스크림을 판매해 매출을 올리는 한국하겐다즈는 지난해 단 한푼의 기부금도 집행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별도의 사회공헌 활동도 없다. 반면 지난해 광고선전비로만 40억원 가까이 지출했다. 순이익의 80%에 달하는 규모다. 게다가 오너인 백종근 회장 일가는 46억원의 배당금 중 절반 챙겼다. 오너가(家)의 배를 불리는 데 급급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사정이 이쯤되면서 최근 불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가 하겐다즈로까지 향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선 불매운동 관련 ‘일본산 제품 및 기업 리스트’가 빠른 속도로 공유되고 있다. 당초 일본산(産) 소비재에서 시작된 불매운동은 최근 일본과 관련된 유무형의 상품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반일감정이 격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불매운동의 범위는 훨씬 커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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