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읽씹 안읽씹'을 예능프로그램 통해 공개했던 장민호(사진 우측) / SBS '미운 우리 새끼' 방송화면
신곡 '읽씹 안읽씹'을 예능프로그램 통해 공개했던 장민호(사진 우측) / SBS '미운 우리 새끼' 방송화면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트로트는 올드하고 식상할 것이라는 묵은 선입견은 이제 지워내도 좋다. 때론 사회생활 새내기들을 대신해 “야근할 생각은 마이소. 얼마만에 하는 데이트 날인데”라고 말해주기도 하고, “내 톡은 왜 씹어”라고 혼자 가슴에만 묵혀뒀던 이야기를 거침없이 던진다. 시원한 사이다가 따로 없는 요즘 트로트 가사들, 트로트 열풍에 열기를 더한다.

8일 장민호는 신곡 ‘읽씹 안읽씹’을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읽씹 안읽씹’은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만든 트로트가수 영탁과 작곡가 지광민이 합작한 댄스 트로트곡이다. 신나는 리듬에 장민호의 허스키한 매력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게 특징적인 곡이다.

무엇보다도 ‘읽씹 안읽씹’은 일상에서 흔하게 접할 법한 문자, 전화를 무시당하는 상황을 재치있게 풀어내 유쾌함을 선사한다. “내 톡 왜 씹어 / 읽은 거 다 아는데 씹어 / 답장도 못 할 만큼 바뻐 / 핸드폰 달고 살잖아”라고 한 번쯤 생각했을 법한 속마음을 가사로 그대로 옮겨 통쾌함을 자아낸다. “안읽씹이 훨씬 더 나빠 / 내가 뭐 단톡방이냐 알림 꺼놓게” “신호 가던데 두 번만 울리고 / 끊어지던데 수신 거부한 거니? / 나 보이스피싱이니?” 등의 뼈를 때리는 직설적인 가사들은 절로 공감을 자아낸다.  

MBC '꼰대인턴' OST로 사랑받고 있는 '꼰대라떼' / 뉴에라프로젝트 제공
MBC '꼰대인턴' OST로 사랑받고 있는 '꼰대라떼' / 뉴에라프로젝트 제공

영탁은 드라마까지 접수해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자아낸다. 지난 5월 21일 영탁은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꼰대인턴’ OST Part1 ‘꼰대라떼’를 발매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라떼는 말이야(나 때는 말이야)’를 입에 달고 사는 꼰대들을 유머러스하게 풍자한 노래로, “라떼라떼라떼 라떼는 말이야”라는 후렴구가 강한 중독성을 불러일으킨다.

“왕년에 내가 말하신다면/ 오늘도 시작이구나 / 니까짓 게 뭘알아 궁금하시면 / 라떼를 한잔드세요/ 라떼라떼라떼라떼 라떼는 말이야/ 라떼라떼라떼라떼 라떼는 말이야/ 아침부터 시작되는 꼰대라떼 ...(중략) 제발 그만그만 그만해 / 오늘도 반복되는 꼰대라떼”

‘꼰대 라떼’는 ‘누나가 딱이야’로 함께 호흡을 맞춘 홍정수‧이재규와 ‘역쩐인생’ 작사가 김희진이 힘을 합쳐 탄생했다. 극중 펼쳐지는 가열찬(박해진 분)과 이만식(김응수 분)의 엎치락뒤치락 꼰대 열전에 딱 맞아떨어지는 가사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얻고 있다.

직장인들을 겨냥한 가사로 큰 사랑을 얻고 있는 '주라주라' / MBC '쇼 음악 중심' 방송화면
직장인들을 겨냥한 가사로 큰 사랑을 얻고 있는 '주라주라' / MBC '쇼 음악 중심' 방송화면

‘둘째이모 김다비’로 변신한 김신영의 첫 트로트곡 ‘주라주라’도 빼놓을 수 없다. ‘주라주라’는 김신영이 직접 작사한 곡이다. 모든 직장인의 고충과 애환, 바람을 간절하게 풀어낸 것이 인상적이다.

김신영이 모든 직장인들의 든든한 둘째이모로 분해 직장 상사와 사장들을 향해 돌직구를 던진다. “입 닫고 지갑 한 번 열어주라/ 회식을 올 생각은 말아주라/ 주라주라주라 휴가 좀 주라”라고 모든 직장인들이 차마 입 밖으로는 꺼내지 못했던 말을 가사로 적어내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여기에 김신영 특유의 능글맞음은 사이다 가사가 불편하지 않고, 한층 더 유쾌하게 다가가게 만든다. 

듣기만 해도 속이 시원하다. 젊은 세대들이 들어도 공감이 가는 유쾌한 트로트 가사들, ‘옛날노래’라는 트로트에 숨겨진 편견을 깨기 만들기 충분하다. 트로트의 유쾌한 변화에 대중의 반가움이 잇따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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