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욱 KDB생명 대표이사가 매각 작업이 표류하면서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KDB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정재욱 KDB생명 대표이사의 임기 만료가 가까워지고 있다. 그의 임기는 내년 2월 만료된다. 구원투수 격으로 투입된 그는 그간 회사의 체질개선에 힘써왔다. 그 결과,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지표를 회복세로 돌리는데 성공했지만 정 대표의 발걸음은 여전히 가볍지 않는 모양새다. 숙원 과제인 매각 작업이 좀처럼 마무리 되지 않고 있어서다. KDB생명 매각 작업은 올 하반기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됐다가 다시 미궁에 빠진 상태다.

◇ JC파트너스 우선협상자 지위 상실… KDB생명, 매각 작업 또 불발되나  

보험업권에 따르면 KDB생명 매각 작업은 개시된 지 어느덧 1년 2개월째에 접어들었다. KDB생명의 모회사인 산업은행은 지난해 9월 30일 매각 공고를 내고 인수자 찾기에 나선 바 있다.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 시도는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산업은행은 적절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번번이 매각에 실패한 바 있다. KDB생명은 세 번째 시도가 실패한 후, 한동안 체질 개선에 집중하는 기간을 가진 뒤 지난해 야심차게 매각 시도에 나섰다. 

하지만 매각 작업은 이번에도 순탄하지 못하게 흘러갔다. 적절한 매수자를 찾지 못한 채 수개월의 시간을 흘려보내다 겨우 원매자를 찾아냈다. 산업은행 측은 지난 7월 본 입찰에 단독 참여한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마무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기대됐던 매각 작업은 최근 다시 좌초 위기에 놓였다. JC파트너스가 인수 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으면서 당초 목표로 한 기한 내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JC파트너스는 당초 지난 8월 산업은행과 SPA를 체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JC파트너스는 기관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며 계약 체결 연기를 요청했다. 

산업은행은 계약 체결 시한을 두 차례 연기하며 기다려줬지만 지난달 말에도 계약 체결이 성사되지 못했다. 결국 산업은행이 지난달 말 협상 기한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했고 JC파트너스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잃었다. 

이에 따라 KDB생명 매각 작업은 원점으로 돌아설 위기에 놓이게 됐다. JC파트너스의 인수 의지가 강한 만큼 인수자를 모집해 재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이 역시 녹록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산업은행이 이를 마냥 기다려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KDB생명 정재욱 대표이사의 한숨도 깊어질 전망이다. 정 대표는 2018년 2월 KDB생명 대표이사에 취임해 경영 정상화 작업을 이끌어오고 있다. 그간 모회사의 자금 지원과 고강도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지표를 개선시키며 매각 기반을 다지는 데 노력해왔다.

정 대표 체제 아래, KDB생명의 경영 지표는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KDB생명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54.9% 늘어난 505억원을 시현했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은 2분기 말 기준 230.9%로 기록하며 양호한 수준까지 올라갔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매각 성공 시 정 대표 등 경영진에게 성공보수를 주겠다는 당근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로서 정 대표의 임기 내 매각 작업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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