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됐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V자 회복(급락했던 실적이 다시 급등하는 것)’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은 회복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침체됐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V자 회복(급락했던 실적이 다시 급등하는 것)’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으로 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25일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매현황 조사결과, 글로벌 자동차판매가 금년 4월까지 코로나19 기저효과와 자동차 수요회복으로 전년비 32.4% 증가해 V자로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 시장의 경우 연초 코로나19 재확산, 한파에 따른 소비위축 등으로 자동차 판매가 감소로 출발했지만, △재정부양책 발표 △백신접종 확대에 따른 소비 회복으로 자동차 재고가 부족할 정도로 수요가 증가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KAMA에 따르면 4월 미국의 자동차 재고는 30년 만에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시장의 경우엔 국가별 경기 회복속도 차이로 판매회복세는 상대적으로 뒤처지나, 팬데믹 기저효과로 금년 4개월간 전체 자동차 판매가 전년비 23.2% 증가해 V자로 회복 중이다. 특히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전기동력차(HEV, EV, PHEV) 판매가 올해도 엄청난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의 올해 1분기 전기동력차 판매량은 104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54만1,000대) 93.3% 가량 급증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미국·중국 등 소비 중심 경기회복에 따른 자동차 수요 급증되고 있으나 반도체 수급은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 중인 자동차 수요를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KAMA 관계자는 “주요 시장의 수요회복에도 불구, 반도체 수급 차질이 중국의 공격적인 반도체 재고 확보, 여러 업종의 반도체 확보 경쟁 심화, 전기동력차 시장의 급성장 등으로 연내 해소되기 어렵다”며 “원유, 철강, 구리 등 기타 원자재 및 해상운송 수요급증 등 제2의 반도체 사태 발생 리스크도 있어 자동차판매의 V자 회복세 지속이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KAMA 측은 이 같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에 대해 △수익성이 높은 IT기기용 반도체 수요급증과 △중국의 공격적인 반도체 수입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PC출하량은 전년대비 26.1%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32%나 늘었다.

KAMA 정만기 회장은 “단기적으로는 주력 수출시장의 V자 회복에 대비하여 50인 미만 사업장의 주52시간 근무 유예, 탄력적 근로시간제 한시적 확대 및 요건 완화 등 생산 유연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개소세 30% 감면과 하이브리드차 개소세·취득세 감면 연장 등 내수가 급격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의 정책적 유연성 발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민·관 협력을 통한 고성능 반도체 중심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산기반이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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