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성희롱 발언 파문이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게로 미치고 있다. 박 위원장이 최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이를 수용하는 과정이 발단이 됐는데, 당 안팎에서 잡음이 커지고 있다.

논란은 최 의원이 지난달 28일 의원 및 보좌진이 참여한 당 화상 회의에서 성적 행위를 연상시키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촉발됐다. 최 의원 측이 성희롱 의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짤짤이’라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역풍을 일으켰다. 논란에 대한 성찰은커녕 말장난으로 사태를 무마하려는 것이란 비판이다.

당 안팎에서 논란이 확산되자 박 위원장은 최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검토하고 사과문 작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 의원은 지난 4일 당 홈페이지에 “의도한 바는 아니었을지라도 저의 발언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입으신 우리 당 보좌진님들께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일단락 되는 줄 알았던 논란은 박 위원장이 이 사과를 수용하며 더 커졌다. 박 위원장은 최 의원의 사과에 대해 “성적 불쾌감을 일으키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 사실임을 인정한 것으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즉각 박 위원장의 페이스북에는 ‘내부 총질하지 말고 물러나라’는 취지의 지지자들의 비판이 속출했다.

친여권 인사들도 가세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 의원의 사과문을 멋대로 해석하여 자신에게 사건의 진실을 확정할 수 있는 신적 권능이 주어진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다른 글에서는 “민주당이 개혁을 한다고 비대위를 꾸리더니 파쇼 정당으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출신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역시 “박지현은 자당 의원, 그것도 검찰개혁 선봉에 선 의원에게 낙인을 찍은 중대한 해당행위를 했다”며 박 위원장을 겨눴다.

지지층의 동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박 위원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사과가 먼저 필요한 일이면 사과하면 된다”며 “설혹 상대방이 잘못 들었다해도 사과가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이 사안을 여전히 그 용어가 아니라는 등, 잘못들은 사람이 문제라는 등, 선거철인데 이 문제를 왜 물고 늘어지는가 등 문제를 제기하며 박 위원장과 당시 회의에 참석해 불쾌감을 느낀 참석자들에게 화살을 돌리는 분들이 많다”며 “최 의원 역시 SNS상에서 박 위원장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문장을 적고 있다. 스스로 자신의 사과의 격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표창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신이 진행하는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박 위원장을 두둔했다. 그는 지난 5일 인터뷰를 하던 박 위원장의 질문에 “박 위원장의 말씀과 조치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말했다.

표 전 의원은 “개인적으로 최 의원을 잘 알고 좋아하고 헌신에 대해서도 상당히 높게 평가하지만 잘못한 건 잘못한 것”이라며 “이걸 넘어서야만 민주당이 지지자만을 위한 정당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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