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이사회서 자사주 취득 결정… ‘KCGI·반도건설 엑시트’로 인한 주가 하락 방어 나서
2020년 3월 이후 중장기 배당 정책 밝힌 바 있어… 주주친화정책 보폭 넓혀갈 것

/ 한진칼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이 최근 급락하는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21일 이사회에서 결정했다. 사진은 한진그룹 사옥. / 한진칼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21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자기주식 취득은 200억원 규모로, 매입은 증권사 신탁 계약을 통해 향후 6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한진칼이 이번에 자사주를 매입하는 이유는 주가 안정화를 통한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다. 통상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식의 유통 물량이 줄어들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한진칼의 주가는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한진칼의 주가 하락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던 세력이 이탈하면서 경영권 분쟁 불씨가 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KCGI(강성부펀드)와 반도그룹,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한진칼 주주 3자 연합을 결성해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올해 3월 KCGI는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보유 중이던 한진칼 지분 17.27%(1,162만190주) 가운데 13.97%(940만주)를 호반건설에 매각했다.

KCGI가 한진칼 보유 주식 대부분을 팔고 경영권 싸움에서 손을 떼자 반도그룹도 지난달 말 한진칼 지분을 정리하고 나섰다. 지난달 26일 반도그룹은 계열사 대호개발·한영개발·반도개발 등을 통해 보유 중이던 한진칼 지분 16.88%(1,136만1,000주) 가운데 15.98%(1,075만1,000주)를 장내 매도했다.

한진칼의 경영권을 흔들 세력이 사라지고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급증하자 한진칼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반도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매각한 지난달 26일 한진칼 주가는 6만원60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이후 12거래일 만인 지난 15일 주가는 3만9,950원까지 떨어졌다. 약 2주 새 주가가 34% 이상 빠졌다.

이에 한진칼은 실제 기업 가치를 감안할 때 현재 주가가 낮다고 판단하고 자사주 매입 결정을 내리게 됐다.

한진칼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은 한진칼이라는 기업의 미래 성장가치가 충분히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린 결정으로, 올해 6월 보유하고 있던 진에어 주식 매각에 따른 현금 확보로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며 “앞으로도 한진칼의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 마련 및 미래 기업가치 극대화를 통해 주주 이익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진칼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들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한진칼은 2020년 3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일회성 비경상 이익 제외)의 50% 내외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내용의 중장기 배당 정책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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