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운영사 피어테크)은 지난 8일 위메이드의 암호화폐인 위믹스 클래식을  상장했다고 밝혔다.  한승환 피어테크 대표는 "실패와 재기가 허용되는 산업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뉴시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운영사 피어테크)은 지난 8일 위메이드의 암호화폐인 위믹스 클래식을  상장했다고 밝혔다.  한승환 피어테크 대표는 "실패와 재기가 허용되는 산업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위메이드가 가상화폐 ‘위믹스(WEMIX)’의 신뢰 회복에 힘을 쏟고 있다. 위믹스가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의 거래지원 종료 결정으로 지난 8일부터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4대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 가운데 위메이드는 다른 거래소 상장을 통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위믹스는 8일 국내 거래소인 지닥에 상장됐다. 위메이드는 지닥 외에 다른 국내 거래소뿐만 아니라 해외 상장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과연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지닥 “투자자 보호 위한 조치”

지닥은 △투자자 보호 △산업활성화라는 측면에서 위믹스에 대한 상장결정 했다고 8일 밝혔다.

지닥은 블록체인 금융기술사인 피어테크가 운영하는 국내 거래소다. 8일 오후 5시 30분에 위믹스는 비트코인(BTC), 이더(ETH) 마켓에 상장됐으며 15일 오전 10시부터 출금이 지원된다. 상장된 암호화폐는 위믹스 클래식이다. 지닥은 원화 거래를 지원하지 않아 비트코인과 이더 기반의 위믹스 토큰 거래만 가능하다.

한승환 피어테크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5월 테라-루나 사태 때부터 시장자체가 사라지면서 자산의 99.9%가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면서 “위믹스는 54만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있고, 자본시장법상 상장사들도 연결돼 있어 여파가 크다. 투자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입출금 및 보관 지원과 최소한의 거래시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위메이드의 노력으로 위믹스 유통량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는 점을 밝히면서 “위믹스는 국내에 몇 없는 (1% 미만) 실제 적용사례를 가진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기업들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 시도는 더욱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일어나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승환 대표는 현재 가상자산 산업이 부족한 점이 많다고 했다. 이번 상장 결정에 대해 그는 “산업전체가 여러 면에서 너무 부족하고 걸음마 단계다. 실패와 재기의 기회가 허용되는 산업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검토됐다”고 전했다.

위믹스는 DAXA의 거래지원 종료 결정이 있자 문제된 부분들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지닥은 이러한 변화된 위믹스 상태를 참고해 상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9일 위메이드는 세계 암호화폐 정보를 제공하는 코인마켓캡에 위믹스를 연동완료했다고 알렸다. 코인마켓캡에서 위믹스의 총 공급량과 유통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지난 4일에는 위믹스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바이낸스 커스터디 서비스 이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메이드는 커스터디 업체가 위믹스 재단이 보유한 물량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9일 위메이드는 미디엄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3월 8일까지 90일간 1,000만달러 수준의 위믹스와 위믹스 클래식을 사들여 소각할 계획을 공개했다. 위메이드의 ‘총 발행량 감축 정책’이다. 바이백(자사 코인 매입)을 통해 획득한 위믹스를 데드월렛(복구 불가 지갑)으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소각한다는 것이다.

위메이드는 총 발행량을 감축해 떨어진 위믹스의 가치를 높이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13일 7,130만2,181개의 위믹스를 소각했다. 이날 소각으로 인해 위믹스는 최초 발행량인 10억개 보다 줄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4일 기준 위믹스 발행량은 9억6,000만개 수준으로 나타났다.

◇ 한승환 대표 “업비트 독과점 체제”… 위메이드 “해외 상장 준비”

코스닥시장에서 지난달 24일 종가기준 5만6,200원이었던 위메이드 주가는 급락세를 보여 28일 장중 3만2,200원 선까지 떨어졌다. 지난 8일에는 종가기준 3만50원이 돼 DAXA 상폐 결정 이후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이후에는 다시 조금씩 주가가 올라 14일에는 장중 3만9,000원대가 됐다.

지닥 거래소에서 지난 9일 위믹스는 종가기준 0.00001803비트코인으로 거래됐다. 이는 400원 수준이다. 14일에는 종가기준 0.00002525비트코인(570원) 수준으로 거래됐다.

지난달 25일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위믹스의 축은 세계시장에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실제 상장 폐지가 되더라도 사업에 큰 타격을 받는 일은 없다면서 “국내 거래소에 거래 되느냐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위메이드는 지닥 상장을 통해 국내시장에 계속 남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DAXA의 상장폐지 조치에 대한 소송전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위메이드의 ‘거래지원종료결정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지만 소송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 측은 “법원의 판결은 존중한다”면서 “앞으로 진행될 본안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통해 증명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런 가운데 한승환 대표는 DAXA의 상장폐지 발표가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고 봤다. 한승환 대표는 DAXA가 상장폐지를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각 거래소가 개별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한승환 대표는 DAXA는 상장 및 상장 폐지 권한이 없지만 구성원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가 각각 상장권한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관련 결정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DAXA의 목표에 대해 “거래소의 거래지원심사(상장) 공통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데 있다”며 “상장 및 상장폐지의 결정 및 이에 대한 발표는 각 거래소가 직접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업비트 독과점 체제라는 것을 문제 삼았다. 한승환 대표는 “현재 업비트의 국내 점유율은 85~90% 수준이다. 원화거래소와 거래 점유율을 합산하면 97% 수준”이라며 “이 경우라면 협의체 자체에 대한 견제수단이 사라진다”고 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본안소송과 공정위 제소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고 일정이 나오면 알리겠다”고 말했다. 다른 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거래소에도 상장하려고 한다. 어떤 거래소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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