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 르노코리아자동차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지난해 내수 판매 실적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부진에 대해 빈약한 라인업을 지적하고 있지만, 르노코리아는 올해도 신차 계획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사진은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 르노코리아자동차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자동차(이하 르노코리아)가 지난해 내수 판매 실적이 5만대 초반 수준까지 추락하면서 역대 최저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르노코리아의 저조한 성적에 대해서는 ‘빈약한 라인업’ 때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르노코리아는 신차 계획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전해져 올해도 기존 라인업만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 2022년 내수 5만2,621대, 르노삼성 시절 포함 역대 최저 기록

르노코리아자동차는 2000년 9월 프랑스 르노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후 르노삼성자동차로 출발을 알렸다. 이후 르노삼성이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개시한 2001년 첫해 내수 시장에서 7만648대를 판매했다. 이후 2004년 한 해 8만2,220대 판매를 기록했던 때를 제외하면 2002∼2011년 동안 꾸준히 내수 10만대 선을 지켰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던 르노코리아는 2021년과 2022년 연이어 판매가 급락하며, 결국 지난해 5만2,621대로 역대 최저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근 르노코리아의 연이은 내수 시장 하락세에 대해 업계에서는 ‘빈약한 라인업’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르노코리아에서 현재 국내 시장에 판매 중인 승용 모델은 QM6와 XM3, 그리고 SM6까지 단 3종에 불과하다. 여기에 수입 판매하는 상용차 르노 마스터를 포함하더라도 4종이다.

QM6와 SM6가 2016년 국내 시장에 출시되면서 르노코리아는 2016년과 2017년 연이어 내수 10만대 이상의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는 듯 했다. 그러나 경쟁사들이 중형 SUV 및 세단 등 주력 모델의 세대 변경을 거듭하며 신차를 출시해 결국 소비자들은 르노코리아에서 멀어졌다.

이에 2016년부터 2022년 사이 르노코리아는 르노 캡처(QM3 후속)·클리오·조에 등 신차를 투입했지만 국내 소비자 기준을 넘어서는 가격 책정으로 외면당했고 해당 모델은 결국 내수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사진은 르노코리아자동차 XM3 E-TECH 하이브리드. / 르노코리아자동차
르노코리아자동차는 2020년 출시한 XM3의 판매가 주춤하자 최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XM3 E-TECH 하이브리드(사진)를 국내에 출시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 르노코리아자동차

그나마 2020년 크로스오버 형태의 소형 SUV XM3(수출명 르노 아르카나)를 시장에 투입해 연 3만4,000여대가 판매되면서 한 차례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마저도 출시 1년 만인 지난 2021년에는 판매대수가 1만6,000여대로 반토막나는 등 단발성에 불과했다.

이어 르노코리아에서는 지난해 XM3 E-테크 하이브리드(HEV)를 선보이며 소폭 판매량을 끌어올렸지만 QM6의 판매 감소분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 르노코리아는 올해는 신차마저 존재하지 않아 내수 판매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QM6와 SM6 두 차종 모두 2016년에 출시된 후 올해로 출시 8년째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후속 모델에 대한 소식은 전무하다.

◇ 승용 3종 불과, 빈약한 라인업 지적 꾸준… 오스트랄 도입은 미정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국내 출시 요구가 빗발치는 ‘르노 오스트랄’의 출시 여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에 반해 경쟁사인 쌍용자동차(KG모빌리티)와 한국지엠(쉐보레)은 적게나마 신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어 더욱 상반되는 모습이다.

쌍용차는 앞서 지난 10일 토레스 하이브리드 LPG 모델을 출시했다. 이 모델은 가솔린과 LPG 연료를 병용해서 사용하는 ‘바이 퓨얼(Bi Fuel)’ 방식을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이전에는 LPG 연료를 사용하는 중형 SUV로는 QM6 LPe 모델만 존재해 르노코리아가 LPG SUV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기아에서 스포티지 LPi를 출시하고 쌍용차에서 토레스 하이브리드 LPG를 출시하면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더군다나 지난해 7월 출시를 알린 쌍용차 토레스는 반년 만에 2만2,484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QM6의 연간 판매대수 2만7,440대에 근접한 수치다. 월 평균 판매대수에서는 이미 QM6가 토레스에게 추월을 당한 셈이다.

한국지엠에서도 르노코리아의 크로스오버 소형 SUV XM3를 잡기 위해 올해 완전변경(풀 모델 체인지)을 거친 올 뉴 트랙스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올 뉴 트랙스는 트레일블레이저보다 반 체급 낮은 엔트리 모델로,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뜨겁다.

르노코리아에게 올해는 상당히 힘겨울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완전 신차는 없지만 기존 모델의 상품성을 개선한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며, 신차는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될 것”이라며 “오스트랄의 경우 해외 생산 모델이라 수입을 해야 하는데, 국내에서 QM6가 중형 SUV 세그먼트를 지키고 있으며 내년에 새롭게 출시될 신차도 중형 SUV인데 지금 상황에서 굳이 들여올 필요가 크지는 않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 판매 중인 모델 중 한국 시장에 적합한 모델이 있다면 여러 가지 검토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때는 우리도 라인업을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지만 지금은 선택과 집중을 하며 내년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해를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근거자료 및 출처

르노코리아자동차(전 르노삼성자동차) 2001년~2022년 연간 판매 실적

2023. 01. 16 르노코리아자동차
쌍용자동차 2022년 12월 판매 실적 자료
2023. 01. 16 쌍용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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