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국내 7대 상장 은행금융지주사에 대한 주주제안을 사전 공개했다. / 뉴시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국내 7대 상장 은행금융지주사에 대한 주주제안을 사전 공개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은행권을 정조준하고 나선 주주행동주의의 대표주자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 주주제안을 사전 공개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앞서 제시한 기한까지 만족스러운 응답이 없을 경우, 오는 3월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해당 주주제안을 앞세운 행동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얼라인은 25일 국내 7개 상장 은행금융지주사에 대한 주주제안을 사전 공개했다. 얼라인은 앞서 지난 2일, 7개 상장 은행금융지주사의 극심한 저평가 문제를 지적하며 주주가치 제고 캠페인에 돌입한 바 있다. 공개주주서한을 통해 요구한 내용과 관련해 오는 2월 9일까지 만족스러운 응답이 없을 경우, 3월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해당 주주제안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공개된 주주제안엔 이사회 결의안보다 높은 수준의 현금배당 △2023 회계연도부터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총 주주환원율을 당기순이익의 최소 50%로 하는 중기주주환원 정책 도입하거나 연결기준 지배주주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하도록 하는 배당 관련 정관 조항 변경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얼라인이 이번 캠페인에 돌입한 이후 공식적인 답변 또는 조치에 나선 상장 은행금융지주사는 아직 없다. 다만, 신한금융지주가 때마침 주주환원정책을 대폭 강화하기로 결정하는 등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이번 캠페인 진행 과정에서 국내외 은행지주 주주들의 호응이 매우 뜨겁다. 모든 은행지주의 경영진들도 이를 피부로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은행지주들이 건전한 자본비율을 유지하면서도 충분히 지금보다 주주가치 관점에서 훨씬 더 유리한 자본배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얼라인이 제안한 정책들을 도입하면 은행지주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해 필요시 자본시장에서 더욱 용이하게 자본을 조달할 수 있게 되고, 국가적 과도한 부채비율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얼라인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 이후에도 7개 상장 은행금융지주사 모두 주주 관점에서 납득가능한 자본배치정책과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구속력 있는 방법으로 공식 도입할 때까지 각종 행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얼라인은 지난해부터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주주행동에 돌입해 최근 뜻 깊은 성과를 낸 바 있다. SM엔터테인먼트와 라이크기획의 계약 조기종료 결정을 이끌어낸데 이어 SM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이처럼 단기간에 뚜렷한 성과를 낸 바 있는 얼라인이 은행권을 상대로도 그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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