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4일 윤석열 정권 규탄 장외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당내에서 ‘단일대오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친명계(親이재명계)는 당의 단합이 중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비명계(非이재명계)는 민생 이슈보다 방탄 등 검찰 프레임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민주당은 4일 오후 3시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윤석열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에 민주당은 17개 시·도당위원회에 총동원령을 내린 상황이다. 이날 집회의 주요 내용은 △윤석열 정부 국정 파탄 규탄 △검찰 조작수사 규탄 △김건희 특검 촉구 등이다. 고민정 최고위원의 윤석열 정부 규탄 발언 이후 이재명 대표가 연단에 올라 연설할 예정이다. 

민주당이 장외투쟁에 나서는 것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위한 장외투쟁 이후 6년여 만이다. 당시 민주당은 ‘박근혜 퇴진’을 당론으로 정하고 2016년 11월 18일 국민주권운동본부를 발족하고 거리로 나선 바 있다. 당시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박근혜 퇴진론이 거셌던 만큼 장외투쟁에 동력이 실릴 수밖에 없었다. 

◇ 장외투쟁에 대한 두가지 시선

그러나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 이 대표가 수사를 받고 있고, 이로 인해 당 지지율도 높지 않다. 게다가 ‘난방비 폭탄’ 등 민생 현안에 여론의 관심이 쏠린 상황이어서 ‘검찰 독재’ ‘정치 탄압’ 등이 주제인 장외투쟁에 민심이 움직일지 의문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자유한국당의 장외투쟁을 언급하며 “(당시 한국당의) 총선(결과)은 ‘폭망’이었다”라고 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장외투쟁과 원내투쟁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선명한 원내 노선이 있어야 두 투쟁이 시너지를 빚는 것인데 윤석열을 상대로 한 명확한 전선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도 YTN ‘이슈앤피플’에 출연해 “(장외투쟁이)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다”면서도 “스윙보터(중도층)들이 장외투쟁의 정당성을 인정할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비명계에 손을 내밀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 대표는 ‘민주당의 길’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민주당의 길’은 비명계가 주축이 된 모임이다. 이 대표가 이 자리에 참석한 것은 검찰 수사 장기화에 따른 ‘단일대오’ 필요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검찰이 2월 중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전망이어서 당내 통합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비명계도 이 대표가 내민 손을 뿌리치지 않은 모양새다. ‘민주당의 길’ 핵심 멤버인 김종민 의원은 첫 토론회에서 “여기는 비명(계) 모임이 아니라 비전 모임이다. 한 글자 다른 데 많이 다르다”라며 “정치개혁, 민생 비전, 미래전략 비전, 이런 얘기 많이 하면 민주당 지도부, 이 대표님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명계도 고민이 있다. 검찰이 이 대표를 조사했음에도 뚜렷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이 기소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비명계도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은 비명계 역시 장외투쟁 등 대여 투쟁 전선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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