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비접촉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이 임박했다. / 뉴시스
애플의 비접촉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이 임박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애플의 비접촉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이 임박했다. 결제시장은 물론 스마트폰 시장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애플과 현대카드는 지난 8일 애플페이의 한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서비스 도입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이르면 내달 초엔 애플페이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이 2014년 출시한 애플페이는 아이폰에 내장된 결제칩을 이용해 실물카드 없이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서비스다. 현재 전세계 70여국에서 5억명 이상이 폭 넓게 쓰고 있다.

그간 애플은 현대카드와 손잡고 애플페이 한국 출시를 검토해왔다. 최근 금융당국이 법률검토를 거쳐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을 허용하면서 국내 출시가 현실화되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여신전문금융업법, 전자금융거래법 등 관련 법령과 그간의 법령해석 등을 고려해 신용카드사들이 필요한 관련 절차 등을 준수해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을 추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위는 신용카드사는 관련 법령 준수와 함께, 애플페이와 관련된 수수료 등의 비용을 고객(약관에 반영) 또는 가맹점(기존 법령해석)에 부담하게 하지 않아야 강조했다. 또 고객의 귀책 없는 개인정보 도난, 유출 등으로 야기된 손해에 대해 책임(약관에 반영)을 지는 등 소비자 보호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은 애플페이 약관심사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금융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 등과 관련한 법 저촉 여부를 추가적으로 검토했다. 애플페이는 특성상 국내 결제정보를 해외 결제망에서 승인해야 하는 단계를 거친다. 당국은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유출 우려가 없는지와 법 위반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봤고 서비스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내에서 휴대폰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간편결제서비스 시장은 삼성페이의 독점구조였다. 삼성페이는 현재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 80%를 독점하고 있다. 

애플페이가 출시되면 아이폰 이용자도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애플페이 출시는 국내 결제시장 뿐 아니라 스마트폰 시장에도 상당한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페이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애플에 대항하는 하나의 무기로 활용돼온 바 있다.

다만 애플페이가 국내에서 상용화되더라도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 있다. 가장 큰 숙제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의 확대 보급 문제다. 삼성페이가 NFC와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결제를 모두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페이는 NFC 결제만 지원한다. 국내의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애플페이가 빠르게 시장에 보급되기엔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애플페이가 도입되면 당분간은 현대카드를 통해서만 서비스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하면서 다른 카드사들에게도 기회가 열렸지만 카드업계는 시장 내 파급력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뭐라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NFC 단말기 보급률이 낮은 상황인 만큼 애플페이가 빠르게 확산되기엔 어려움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페이 시장이 커지진 했지만 아직도 여전히 실물카드를 건네 결제하는 고객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며 “여기에 NFC 단말기 설치 지원과 애플에게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 비용 부담을 고려하면 애플페이가 카드사들에게 얼마나 실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삼성페이는 현재 카드업계에 별도의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반면 애플페이는 카드사에 수수료를 요구할 것으로 점쳐진다. 잇단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카드업계는 또 다른 비용 부담을 발생할 수 있어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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