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은 애플페이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뉴시스
신세계그룹은 애플페이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애플페이가 국내에 출시된 지 오늘(28일)로 일주일째를 맞았다. 출시 초반부터 열렬한 관심을 받으면서 시장에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모양새다. 이에 따라 유통가에서도 애플페이 도입 논의가 활기를 띠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유통 빅3 중 한 곳인 신세계그룹은 애플페이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애플페이 뜨거운 관심에 유통가 잰걸음

업계에 따르면 애플사의 비접촉 간편결제시스템인 애플페이는 현대카드와 손잡고 21일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애플페이는 아이폰 이용자들의 염원이었다. 오랫동안 바라던 서비스였던 만큼 출시 초반 반응은 뜨겁다. 출시 첫날에만 애플페이 카드 등록 기기 건수는 1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등록된 아이폰은 지난해 기준 1,250만대다. 이 중 상당 부분의 아이폰 이용자들의 애플페이를 등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연말까지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다른 간편결제 플랫폼에서 애플페이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 아이폰 이용자들의 애플페이의 폭넓은 이용엔 제약이 상당한 실정이다. 우선 애플페이 제휴 카드는 현대카드뿐이다. 현대카드 외에 다른 카드사 이용자는 애플페이 사용이 불가능하다. 더불어 아이폰 이용자들의 원했던 교통카드 기능도 지원되지 않는다. 

애플페이 사용처도 제한적이다.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가 있는 가맹점에서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빠른 사용처 확대에 제한이 있을 전망이다. 

출시 첫날 발표 기준 애플페이 참여 가맹점 브랜드는 △CU·GS25 등 편의점 6곳 △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 등 백화점·쇼핑 12곳 △코스트코·롯데마트 코리아 등 마트·슈퍼 10곳 △투썸플레이스·파스쿠찌 등 커피 19곳 △파리바게트 등 제과·디저트 7곳 △맥도날드 등 외식 13곳 △이케아 등 생활·가전 6곳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등 호텔·리조트 20곳 △GS칼텍스 등 주유·충전 2곳 △교보문고 등 영화·도서 5곳 △서울랜드 등 레저·여행 7곳이다. 온라인은 배달의 민족·무신사 등 17곳이다.

이런 가운데 애플페이 제휴를 놓고 ‘유통 빅3’의 결정은 엇갈렸다. 롯데와 현대백화점 계열이 애플페이 출시 직후부터 가맹점 브랜드로 참여한 반면, 신세계그룹은 편의점 계열인 이마트24를 제외하고 애플페이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즉 신세계 계열인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스타필드 아울렛, 노브랜드 버거 등에서는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없다. 

◇ 신세계, 애플페이 제휴 미온적… “도입 초기라 모니터링 중”

스타벅스는 20∼30대의 젊은 MZ세대 선호도가 높은 커피 프랜차이즈다. 아이폰 이용자들 사이에선 스타벅스의 애플페이 미지원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도입 초기인 만큼 지켜보고 있다”면서 “다양한 사항을 모니터링하면서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그룹의 다른 유통 계열사들도 비슷한 입장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신세계의 신중한 움직임을 놓고 자체 간편결제서비스인 ‘쓱페이’의 이용률 저하를 우려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다만 이러한 시선에 대해 신세계 측은 과도한 해석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쓱페이는 신세계가 2015년 선보인 간편결제 서비스다. 신세계는 최근 몇 년간 쓱페이의 온·오프라인 활용처 확대에 공을 들여오고 있다. 이 외에 신세계는 2021년 인수한 이베이코리아 산하 G마켓의 간편결제서비스인 ‘스마일페이’와의 시너지 확대에도 힘을 써 왔다.

한편 신세계는 2015년 삼성페이 도입 당시에도 관련 서비스 제휴에 보수적으로 대응했던 바 있다. 삼성페이가 도입된 지 1년이 지난 후에야 제휴를 맺었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애플페이 지원 역시 신중을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애플페이, 간편결제 시장에 위협적이나 스마트폰 시장 영향은 제한적
2023. 03. 20 카운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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