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은 2015년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성남시와 베지츠종합개발이 수의계약을 체결한 후 2021년 오픈할 예정이었으나 여전히 오픈을 하지 못한 상황이다. / 성남=제갈민 기자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은 2015년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성남시와 베지츠종합개발이 수의계약을 체결한 후 2021년 오픈할 예정이었으나 여전히 오픈을 하지 못한 상황이다. / 성남=제갈민 기자

시사위크|판교=제갈민 기자  글로벌 호텔 체인 ‘힐튼’의 업스케일 브랜드 ‘더블트리 바이 힐튼’이 성남 판교(정자동)에 오픈한다는 소식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관심이 높다. 그러나 이 호텔은 오픈 시기만 다섯 차례를 조정하는 등 오픈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현재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레지던스(이하 판교 힐튼 호텔)’의 오픈 예정일은 올해 5월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 시기에 오픈이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 아직 내부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점, 성남시청에 호텔업 등록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이 근거로 꼽힌다.

무엇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호텔을 짓는 시행사 측에 편법으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은 특히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 오픈일정 조율 수차례, 객실예약 진행 후 잠정중단… 내부 공사 마무리 못 해

판교 힐튼 호텔은 성남시의 시유지인 분당구 정자동 3-2 일대에 위치한다. 1만8,884㎡ 부지에 지하 4층∼지상 21층, 총 602실(관광호텔 432실, 가족호텔 170실)로 규모가 상당하다.

사업 계획은 지난 2015년 확정됐다. 하지만 착공이 지연됐다. 2018년 당시 보도에 따르면 2021년까지는 오픈을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9년 10월 8일 기공식을 진행하면서 시행사와 힐튼월드와이드(힐튼) 등 관계자들은 오픈 시기를 2022년 6월로 발표했다.

2022년 3월까지만 해도 판교 힐튼 호텔 오픈 예정일은 ‘2022년 6월’로 알려졌다. 힐튼 공식 홈페이지와 앱에도 공지됐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못했고, 동년 10월로 오픈 시기가 조정됐다. 하지만 지난해 10월에도 결국 오픈을 하지 못하고 또 해를 넘겼다.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는 시공사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내부 공사가 한창이다. / 성남=제갈민 기자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는 시공사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내부 공사가 한창이다. / 성남=제갈민 기자

지난해 9월쯤 공식 앱을 통해 오픈 예정일이 ‘2023년 1월 1일’로 안내가 됐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고, 오픈 시기를 3월로 재차 연기했다. 3월로 오픈일을 확정한 판교 힐튼 호텔 측은 이후 객실 예약도 진행했다. 소비자들도 이에 화답하듯 적지 않은 이들이 사전 예약에 동참했다.

그러나 올해 3월 오픈도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져 현재는 5월로 오픈 예정일을 변경했다. 호텔 측은 3월과 4월 투숙 예정인 고객들의 예약 건 일부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힐튼 가든 인 서울 강남’으로 임의 변경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판교 힐튼 호텔의 오픈 예정일이 당초 2021년에서 2023년 5월까지 다섯 차례나 변경된 것이다.

다만 현재 오픈 예정 시기로 확정한 5월 역시 호텔 영업을 개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판교 힐튼 호텔은 여전히 실내 공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기자가 지난 21일과 22일 판교 힐튼 호텔을 방문해보니 호텔 실내외에서는 시공사 관계자들이 톱질을 하고 벽돌을 나르는 등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호텔 옆 외부 주차장에는 폐기물도 한 무더기 쌓여 있었다. 호텔 외관과 주변 조경 시설, 주차장 등은 모두 갖췄지만 1층과 3층 등 실내 천장과 벽면 인테리어 공사가 아직 진행 중이다.

현장 관계자는 “호텔 공사가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아 내부 출입은 불가하다”며 “명확하게 얘기할 수는 없지만 늦어도 5월까지는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마무리하고 5월 중 오픈할 예정이다. 다만 이 역시 확정적이라고 얘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호텔업 등록신고가 늦어지는 것도 공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호텔업 등록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호텔 공사를 완전히 마무리 짓고 호텔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인력 채용 등을 마쳐야 한다.

성남시청 관광과 관계자는 “호텔업 등록은 시청에서 승인을 해주는 것이 아닌 신고제로 이뤄지고 있다”며 “운영사 측이 아직 시청에 호텔업 등록 서류를 접수하지 않은 상황이라 언제쯤 호텔 영업을 시작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베지츠 측에 특혜를 몰아준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 성남=제갈민 기자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베지츠 측에 특혜를 몰아준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 성남=제갈민 기자

◇ ‘이재명, 베지츠 특혜의혹’… 검찰 수사 진행, 공사 완료 해도 리스크 존재

내부공사가 모두 마무리되더라도 판교 힐튼 호텔의 영업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판교 힐튼 호텔은 사업 계획이 확정된 2015년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대표가 시행사 ‘㈜베지츠종합개발(이하 베지츠)’ 측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있다. 이른바 ‘판교 정자동 호텔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그것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수사 중이다. 

‘정자동 호텔사업 특혜 의혹’은 2015∼2017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국잡월드 주변 시유지에 5성급 호텔(판교 힐튼 호텔) 건립을 추진하면서 성남시가 시행사 베지츠와 시유지 장기 임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검찰은 당시 성남시가 호텔 사업 시행사에게 시유지를 30년간 임대하는 수의계약을 맺은 뒤 1년 만에 해당 부지가 ‘자연녹지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전환된 점, 임대료 또한 월 1억원 내외 수준, 연 최저 11억원에서 최고 15억원 수준으로 상당히 낮게 책정된 점 등을 이례적 특혜로 보고 있다.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은 2023년 2월까지도 내부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했으며, 시행사 측에서는 성남시청에 호텔업 등록신고도 접수하지 못했다. / 성남=제갈민 기자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은 2023년 2월까지도 내부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했으며, 시행사 측에서는 성남시청에 호텔업 등록신고도 접수하지 못했다. / 성남=제갈민 기자

정용한 성남시의원 등 보수 계열 정치인들은 성남시의회와 성남시청에 이러한 특혜의혹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성남시청은 신상진 시장의 지시에 따라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정자동 호텔 개발사업’과 관련한 감사에 착수했다.

호텔업 등록은 판교 힐튼 호텔의 소유주인 베지츠 측이 내부 공사를 마무리한 후 성남시청에 서류를 접수하면 돼 영업을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