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부터 신촌상권 침체가 장기간 지속되자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문제로 지목됐다. 연세로 인근에서는 폐업한 매장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 조윤찬 기자
지난 2018년부터 신촌상권 침체가 장기간 지속되자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문제로 지목됐다. 연세로 인근에서는 폐업한 매장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 조윤찬 기자

시사위크|연세로=조윤찬 기자  서울 신촌 연세로 일반차량 통행 실험이 진행되고 2개월이 지났다. 이 실험은 매장들의 매출 향상을 목적으로 실시됐다. 실제 매출 향상이 나타날지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기자가 만난 연세로 상인들은 주요 고객층이 대학생들이라서 차량 통행과 매출은 크게 상관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대문구는 일반차량 통행 효과를 내기 위해 공유주차장을 확보하고 있다.

◇ 상인들 “일반차량 통행 효과 못 느껴”

지난 2018년부터 신촌상권 침체가 장기간 지속되자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문제로 지목됐다. 일부 상인들이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요구하고 서대문구는 서울시에 대중교통전용지구 일시정지를 요청했다.

신촌상권 활성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1월 20일부터 연세로 일반차량 통행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는 6월까지 매출 변화 자료를 축적하고 9월 말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2014년 1월 개통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올해 해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연세로는 이륜차를 제외한 모든 차량 통행이 가능하다. 일반차량 통행 실험이 진행된 지 2개월째인 3월 20일, 기자는 현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만나 일반차량 통행 실험이 매출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상인 A씨는 “지난해 장사가 잘 되면 월 5,000만원 매출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 3월에는 3,000만원 정도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장사가 안 되도 월 매출이 4,000만원은 됐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주차장이 없어서 기본적으로 차를 타고 오는 사람이 드물다. 그냥 걸어온다. 일반차량 실험은 관심 없다. 주요 고객층은 대학생”이라고 했다.

최근 매출에 대해 다른 음식점에서 일하는 직원 B씨는 “지난해보다 장사가 안 된다. 일반 차량들이 다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손님 많을 시간에도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신촌 상권에 대해 신발가게 사장 C씨는 “여기는 학교가 많아서 방학에는 사람이 없고 학교 다니는 기간이면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일반차량 통행 이후 매출에 차이가 있는지 묻자 그는 “차이를 못 느낀다. 일반차량이 다니든 버스만 다니든 매장 운영하는 데엔 차이가 없다. 운전하는 사람한테만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신촌에서 대학 생활을 오래한 대학원생과도 만났다.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는 D씨는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유지돼야 한다”면서 “차 없는 거리 행사가 있었을 때가 괜찮았다. 운전하는 사람들은 연세로를 다닐 수 있어서 좋겠지만 신촌 명물거리의 랜드마크였던 소소한 행사들이 사라지니까 아쉽다”고 말했다. D씨는 장점으로 주말에 연세로에서 버스를 탈 수 있게 돼 대중교통 이용하는 사람들은 편해진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 주차장 없어 차량 통행 효과 나타나기 어려워

지난 20일 방문한 연세로에서는 무단횡단하는 사람들이 빈번했다. / 조윤찬 기자
지난 20일 방문한 연세로에서는 무단횡단하는 사람들이 빈번했다. / 조윤찬 기자

연세로에는 상인들을 위한 주차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일반차량 통행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서대문구는 일반차량 통행 효과를 높이기 위해 주차장 확보에 힘쓰고 있다. 서대문구는 지난해 12월 연세대학교와 ‘부설 주차장 공유’협약을 맺은 바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 시간당 1,000원의 요금으로 주차장을 이용하게 한다는 내용이다.

서대문구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24일 이화여자대학교와 주차장 관련 협약이 예정돼있다. 서대문구는 연세로 인근에 위치한 창천교회 및 현대백화점 신촌점과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인 A씨는 대학교 주차장은 매장들과 거리가 떨어져 있어서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반면 창천교회와 현대백화점은 가까이 있어 일반차량 통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창천교회 주차장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교회에는 유료주차장으로 운영하는 주차장과 교회 옆에 있는 약국 방문 차량이 사용하는 주차장이 있다. 유료주차장인 창천교회 100주년 기념관 주차장은 30대, 야외 주차장은 25대의 차량이 주차 가능하다.

현대백화점 신촌점 주차 관리실에 따르면 외부에 있는 지상 주차장에 150대의 차량이 주차 가능하다. 현재 구청과 협력해 지역 주민들이 야간에 주차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관리실 관계자는 “지상 주차장은 구청과 합의했다. 저녁 8시 이후부터 아침 9시 전까지 구청이 허가한 거주자 차량이 주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이미 지역주민들이 주차할 수 있게 하고 있어 외부 차량을 추가적으로 받는 것이 부담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서대문구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에서 “기존에 협력한 것에서 플러스 알파로 하려고 한다. 지상 주차장이 대상이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 경찰, 연세로 이륜차 단속 진행

경찰은 20일 연세로에서 이륜차 단속을 실시했다. / 조윤찬 기자
경찰은 20일 연세로에서 이륜차 단속을 실시했다. / 조윤찬 기자

대학원생 D씨는 현재 연세로 문제점 중 하나로 ‘무단횡단’을 꼽았다. 도로를 걷는 습관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기자가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현장에서는 무단횡단이 빈번했다.

지난달 서울시는 “사람들이 계속 무단횡단을 하면 횡단보도를 추가 설치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D씨는 “일반차량이 다니는데 무단횡단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현장에서는 교통안전을 위해 경찰들의 이륜차 단속이 진행됐다. 단속 현장을 본 시민 E씨는 “학교 앞에 왜 경찰이 있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자전거 또한 이륜차에 포함된다. 오토바이뿐만 아니라 자전거에 대한 단속도 실시됐다.

단속 업무하는 경찰은 “연세로 전체가 이륜차 금지구역이다. 그래서 도로전체가 단속 대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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