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 뉴시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대중공업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한영석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한 사명 및 CI 변경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 CI 변경 둘러싼 논란에 ‘반대 권고’

매년 주요 상장사들의 정기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평가해 의결권 행사를 권고해오고 있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지난 21일 현대중공업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한영석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채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이러한 결정은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추진한 사명 및 CI 변경을 둘러싼 논란에 따른 것이다.

HD현대그룹은 지난해 12월 그룹 사명을 변경하고 CI도 교체했다.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주요 계열사들이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명 변경을 단행할 예정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HD현대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하게 된다.

HD현대그룹의 이러한 행보는 이내 논란에 휩싸였다. CI 때문이다. 기존 CI는 그룹 지주사인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와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오일뱅크 등 6개 계열사가 공동 소유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이들 6개 계열사는 다른 계열사들로부터 CI 사용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새로운 CI는 심볼과 상호의 소유권이 나뉜다. 심볼은 HD현대가 단독 소유하고, 상호 부분만 공동 소유하는 구조다. 또한 상호 부분의 사용료율이 기존 0.2%에서 0.14%로 줄어든다. 따라서 HD현대를 제외한 나머지 5개 계열사들은 다른 계열사들로부터 수취하는 사용료가 줄어들 뿐 아니라, 심볼 사용에 대한 사용료를 HD현대 측에 지급하게 됐다. 

즉, CI 변경 과정에서 5개 계열사들은 기존에 누려온 권리 및 금전적 이익이 훼손되는 반면 지주사 HD현대는 막대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오너일가, 특히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승계 자금 확보를 위한 CI 변경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역시 이러한 측면에서 한영석 사장에 대해 반대를 권고하고 나섰다. 그가 지난해 12월 새로운 CI 사용계약 체결을 결정한 이사회 결의에 찬성해 현대중공업의 기업가치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같은 이유에서 채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에 대해서도 반대를 권고했다.

한편, CI 변경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HD현대그룹 측은 새로운 CI 도입이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며 HD현대는 CI 사용료 수익을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근거자료 및 출처
현대중공업 주총의안분석
2023. 3. 20.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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