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000대 고지 밟은 후 5년간 하락세… 올해도 출발 부진
그레칼레, 포르쉐 마칸·카이엔 중간 포지션… 합리적 가격 책정
드라마 ‘대행사’ 차량 PPL, 소비자 ‘마세라티’ 관심 증가

마세라티가 4월부터 신차 그레칼레 고객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마세라티 그레칼레는 현재 상반기 초도물량 완판 수준의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며, 하반기에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 마세라티
마세라티가 4월부터 신차 그레칼레 고객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마세라티 그레칼레는 현재 상반기 초도물량 완판 수준의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며, 하반기에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 마세라티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이탈리아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가 국내 시장에 7년 만에 신차 ‘그레칼레’를 선보이고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마세라티는 최근 5년간 판매 실적이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출시를 알린 그레칼레는 경쟁 모델 대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 책정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이어져 마세라티의 실적을 견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마세라티는 2017년 연간 판매대수 2,094대를 기록한 후 2018년부터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지난 5년간 마세라티의 연간 판매 실적은 △2018년 1,660대 △2019년 1,260대 △2020년 932대 △2021년 842대 △2022년 554대 등을 기록했다. 마세라티 브랜드 차량 가격이 억대를 호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지만, 매년 판매대수가 감소하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러한 부진은 올해 초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올해 1월과 2월 판매대수는 각각 13대, 21대로 총 34대다. 이는 전년 동기간 92대를 판매했던 것 대비 63% 감소한 실적이다.

부진이 장기간 이어지는 모습이지만 올해 마세라티는 2016년 르반떼 이후 7년 만의 신차 그레칼레를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그레칼레는 마세라티의 중형 SUV 포지션으로, 경쟁모델로 포르쉐 마칸과 카이엔을 겨냥했다. 두 모델을 동시에 겨냥한 이유는 차체 크기와 휠베이스(축간거리) 때문이다. 그레칼레는 차체 크기와 휠베이스(축간거리)가 포르쉐 마칸보다는 크고 길며, 카이엔과 비교하면 차체 크기는 조금 작지만 휠베이스는 약간 길다.

그럼에도 그레칼레의 국내 출시 가격은 포르쉐 마칸과 카이엔보다 저렴하다. 그레칼레는 GT·모데나·트로페오 3개 트림이 국내에 먼저 출시된다. 이 중 기본 모델인 그레칼레 GT의 국내 공식 출시 가격은 9,900만원부터다. 포르쉐 마칸S는 1억300만원부터, 카이엔은 1억1,720만원부터 시작이다.

마세라티는 소비자들이 외관과 실내 인테리어를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마세라티 그레칼레 실내 인테리어. / 마세라티
마세라티는 소비자들이 외관과 실내 인테리어를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마세라티 그레칼레 실내 인테리어. / 마세라티

마세라티와 포르쉐는 각 모델의 휠 사이즈와 디자인, 외관 색상, 실내 시트 형상 및 색상, 패키지 옵션 등을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어 기본 가격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다만 그레칼레가 1억원 미만의 가격에 출시됐다는 상징성과 기본 가격이 타사 모델보다 저렴한 점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요소로 볼 수 있다.

또한 마세라티 그레칼레의 최상위 등급 트로페오는 1억6,900만원부터 판매돼 이 역시 경쟁 모델로 꼽히는 포르쉐 카이엔 터보 1억8,020만원보다 저렴하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마세라티 측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내 시장에 출시한 그레칼레를 오는 4월부터 고객들에게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며, 약 200대 수준의 상반기 초도물량은 완판 수준의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하반기에는 200대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의 물량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마세라티가 올해 상하반기 배정받는 그레칼레 물량을 모두 판매한다면 400∼500대 정도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그레칼레 1개 차종만으로 지난해 판매 실적(554대)에 육박하는 실적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여기에 르반떼와 기블리, 콰트로포르테 3개 차종의 판매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다면 연 1,000대 판매 회복도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세라티 측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마세라티 모델에 대해 관심이 높아져 전시장으로 문의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마세라티 브랜드와 차량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배경에는 드라마 ‘대행사’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행사에서는 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 역할을 맡은 이보영이 마세라티 르반떼를, 재벌 3세 역할 손나은은 콰트로포르테를 타고 등장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대행사는 최고 시청률 16%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종영했다.

앞서 마세라티가 연간 2,0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했던 2017년에도 드라마 간접광고(PPL) 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마세라티는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방영했던 ‘도깨비’에 차량 협찬을 진행했다. 당시 브랜드의 최신 모델이던 르반떼는 극중의 도깨비 김신 역을 맡은 공유가 타면서 연간 804대가 판매되는 등 인기몰이를 한 바 있다.

마세라티는 드라마 PPL을 통해 판매량을 끌어올린 사례가 있는 만큼 올해도 흥행 드라마를 등에 업고 판매량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마세라티 그레칼레는 GT와 모데나 트림에 2.0ℓ 직렬 4기통 가솔린 마일드하이브리드(MHEV)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연료효율을 개선했으며, 그레칼레 트로페오 트림에는 앞서 국내에 출시된 마세라티 스포츠카 MC20에 탑재된 3.0ℓ V6 네튜노 엔진을 탑재해 고성능 SUV 특성을 강조하는 등 차별화를 내세웠다.

 

근거자료 및 출처
마세라티 2017~2022년 및 2023년 1~2월 판매 실적
2023. 03. 28 마세라티 및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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