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이 31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간담회를 열고 내부통제 개선 등 책임 경영을 힘써달라고 말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내부통제 개선 등 책임 경영을 힘써달라고 말했다. 

◇ 김주현 위원장 “금융 시장 안정·취약계층 지원” 협조 당부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3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5대 금융지주회장단, 은행연합회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5대 금융지주 중 신한·우리·NH농협금융은 올해 새로운 회장 체제를 맞이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이달 주주총회와 이사를 거쳐 공식 취임했고,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초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금융당국과 5대 금융지주 회장단이 함께 한 자리는 지난해 11월 자금 경색 안정을 위한 간담회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지주사 회장단이 대거 교체된 가운데 마련된 자리인 만큼 안팎의 이목이 집중됐다. 

김주현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최근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을 강조하면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공동노력과 금융권 신뢰회복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문화 확산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통화정책 긴축기조 완화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고,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발생한 은행 부실화는 금융시장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금융업계, 특히 핵심 5대 금융그룹의 이해와 협조 없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시장 안정과 취약계층 지원, 미래성장 동력 확충 등과 같은 정책들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기 어렵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5대 금융지주는 정부의 시장안정 노력에 호응해 95조원+α 규모의 시장유동성 공급, 자체적인 취약차주 지원프로그램 수립, 부동산 PF사업장의 재구조화 노력 등 금융시장 안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고 있지만 국내외의 수많은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언제 어떤 문제가 불거질지 모르는 만큼,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금융지주회장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회장, 김주현 금융의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 뉴시스

고금리 기조 속에서 취약계층 지원에 대한 관심과 협조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취약차주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상환유예 채무조정,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등 지원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금리 상승 같은 원가상승요인이 있지만, 경영합리화 등을 통해 금융권에서 자체적으로 최대한 흡수함으로써 대출자에 전가되는 금리인상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금리인하 노력을 요청했다. 

◇ 내부통제 CEO 책임 경영 강조… 지배구조 개선 추진 

내부통제제도와 지배구조 개선 위한 책임 경영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와 글로벌 은행들의 건전성 사태를 언급하면서 내부통제와 위험관리능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CEO의 책임 하에 각 업무영역별 리스크에 대해 관리책임이 있는 임원을 명확히 함으로써, 경영진이 보다 확실한 책임감을 가지고 각종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지배구조 개선작업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배구조 제도개선 내부통제를 넘어서서, 유능하고 적격한 대표이사가 선임되고, 대표이사에 대한 균형잡힌 견제가 이뤄질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도 함께 추진하고자 한다”며 “승계프로그램을 내실화해 나갈 계획이며, 이렇게 선임된 대표이사의 업무수행에 대한 적절한 견제와 성과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바탕으로 연임여부가 결정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영진의 보수체계와 관련해선 임원이 성과와 책임에 부합하는 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보수지급계획을 주주들에게 설명(Say-on-pay)함으로써 보수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한편, 단기실적주의로 회사에 손실이 발생한 경우 성과급을 환수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 위원장은 금융 산업의 경쟁력과 혁신을 제고하기 위한 규제혁신과 규율체계 정비도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TF(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키고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을 위한 제도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리체계 개선 △성과보수체계 개편 △손실흡수능력 제고 △비자이자이익 비중 확대 △사회공헌 활성화를 위한 실적 공시 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이날 자리에선 이러한 정부의 정책 과제도 다시 강조됐다. 

한편 이날 5대 금융지주 회장단은 금융시장과 고객들이 금융지주에 대해 바라는 역할과 책임을 다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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