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가 장기렌트 상품을 선보이며 영역 확장에 나섰다. / 쏘카
쏘카가 장기렌트 상품을 선보이며 영역 확장에 나섰다. / 쏘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카셰어링 업계를 선도 중인 쏘카가 ‘장기렌트’로 영역을 확장하고 나섰다. 기존에도 장기대여가 가능했지만, 이번 ‘신차장기플랜’ 출시를 통해 보다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 모습이다. 카셰어링이란 새로운 서비스로 성장한 쏘카가 전통적인 렌터카 시장 영역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내실·수익성에 방점 찍은 쏘카

지난 7일, 쏘카는 ‘신차장기플랜’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연간 단위의 계약을 맺고 신차를 장기간 렌트할 수 있는 ‘신차장기플랜’은 쏘카 차원에선 처음 선보이지만, 서비스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기존의 전통적 렌터카 시장에서 법인차량 운영이나 차량 구매 대안으로 널리 활용돼왔다.

쏘카는 앞서도 장기대여 서비스를 선보여 왔다. 월 단위 구독 서비스인 ‘쏘카플랜’을 통해서다. 쏘카플랜은 최소 1개월 단위의 계약을 통해 최대 36개월까지 차량을 대여할 수 있었다. 다만, 신차가 아닌 기존 쏘카 차량이 제공됐고, 연 단위 계약도 아니었다. 특히 쏘카는 대여기간을 월 단위로 선택 및 연장할 수 있는 쏘카플랜이 고금리 시대 장기렌트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차장기플랜은 기존 렌터카 업체들의 신차 장기렌트와의 차별점도 존재한다. 쏘카 측은 “보통 장기렌터카에서 제공하는 2~4년 사이의 구속력이 큰 장기간 계약보다 짧은 계약을 선호하면서 신차를 경험하고 싶은 고객을 위한 상품”이라며 “기존 시장에도 1년 단위의 장기렌터카는 존재하지만, 계약 기간이 짧아질수록 월 대여료에 대한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신차장기플랜은 월 대여료를 일반 장기렌터카 2년 계약 시 지불하는 비용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했다“고 설명한다.

이는 앱 기반의 초단기 차량 대여라는 새로운 서비스로 시장을 개척하며 성장해온 쏘카가 전통적인 렌터카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국내 렌터카 시장과 신차 장기렌트 시장은 롯데그룹과 SK그룹이 업계 1·2위를 형성 중이며, 두 그룹은 쏘카의 2·3대 주주이기도 하다. 쏘카 2대 주주는 SK렌터카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SK이고, 3대 주주는 롯데그룹 계열사이자 롯데렌터카 운영사인 롯데렌탈이다. 주요 대주주와 더욱 뚜렷한 경쟁관계를 형성하게 된 셈이다.

쏘카의 본격적인 신차 장기렌트 시장 진출은 최근 행보와 맞물려 그 배경 및 목적을 파악할 수 있다.

쏘카는 지난해 상장과 함께 사상 첫 연간 흑자전환이란 성과를 이뤘다. 이러한 흑자전환엔 당장의 실적보다 미래 성장에 주력했던 기존 전략 기조를 상장 전후로 수정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쏘카의 전략 수정은 설립된 지 10년이 넘은 상장사로서 실적 입증이 필요했던 점과 지난 10여년 동안 가파르게 성장해온 국내 카셰어링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선보인 신차장기플랜은 새로운 수요 확보 및 수익성 제고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서비스다. 초단기 차량 대여 서비스인 카셰어링은 가동률이 수익성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한다. 반면, 장기렌트의 경우 이러한 변수로부터 자유로울 뿐 아니라 관리 측면에서도 훨씬 수월하다. 차량을 대여해주는 큰 틀에서의 개념은 같지만, 카셰어링 서비스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쏘카는 앞서도 쏘카플랜과 기업상 장기대여 상품인 ‘쏘카비즈니스 플랜’을 지속 확대·강화하는 한편 ‘쏘카 패스포트’, ‘퇴출근패스’ 등 구독상품도 적극 출시 및 운영해왔다. 이 역시 신규 수요 확보 및 가동률 제고를 통한 수익성 향상을 겨냥한 것이었다.

쏘카의 이러한 행보는 현재까지 긍정적인 성과를 낳고 있다. 쏘카가 지난달 밝힌 바에 따르면, 쏘카비즈니스 플랜은 도입 기업 수가 1년새 26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달 퇴출근패스 이용건수도 출시 초기인 지난해 11월 대비 50% 증가했다.

내실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쏘카가 올해 흑자 실적을 유지 및 확대하며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잡는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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