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업종료를 선언했다가 철회하며 파문에 휩싸였던 푸르밀이 2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지난해 사업종료를 선언했다가 철회하며 파문에 휩싸였던 푸르밀이 2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급작스럽게 사업종료를 선언했다가 이를 철회하며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푸르밀이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적자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출발과 함께 ‘적자 탈출’을 최우선 당면과제로 설정한 푸르밀이 올해는 실적 개선세를 보이며 희망을 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 200억원대로 불어난 적자… 흑자구조 개선 시급

범 롯데그룹 기업으로 분류되는 중견 유업체 푸르밀은 지난해 거센 파문을 일으키며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 10월, 오너일가 2세 신동환 대표가 돌연 사업종료를 선언한 것이다. 어떠한 사전 내부논의나 협의도 없이, 사업종료 시점을 한 달여 앞두고 이메일을 통해 발표한 폐업선언이었다.

후폭풍은 거셌다. 푸르밀 직원들은 물론, 낙농업자와 화물기사, 대리점주 등이 당장 일자리를 잃거나 생업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협력관계를 맺고 PB제품 등을 생산·판매해온 여러 파트너사들도 급작스러운 사업종료 선언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결국 푸르밀은 사업종료를 선언한지 24일 만에 이를 전격 철회하고 새로운 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업종료 선언에 거세게 반발한 노조와 경영진의 뒤늦은 소통이 이뤄지면서 파국을 피한 것이다. 여기엔 인력 감축을 수용하는 등 고통분담에 적극 동참한 노조의 결정이 크게 작용했다.

이처럼 한바탕 홍역을 치른 지난해, 푸르밀은 어김없이 씁쓸한 실적을 남겼다. 이달 중순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푸르밀은 지난해 1,590억원의 매출액과 206억원의 영업손실, 3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1.6% 줄어든 반면,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은 각각 66.8%, 147% 증가한 실적이다.

이로써 푸르밀은 지난해에도 실적 부진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 푸르밀은 2017년까지만 해도 2,500억원 이상을 유지했던 연간 매출액 규모가 △2018년 2,301억원 △2019년 2,046억원 △2020년 1,877억원 △2021년 1,799억원으로 지속 감소한 바 있으며 지난해에는 1,500억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적자행진 또한 계속되고 있다. 푸르밀은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한 이후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행진을 이어왔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규모가 2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적자 규모 또한 꾸준히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푸르밀에게 최우선 당면과제는 흑자전환이다. 지난해 사업종료 선언 및 철회 파문 이후 새로운 출발에 나선 푸르밀은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줄이는 한편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매출이 줄어들더라도 흑자를 내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

전망은 결코 밝다고 할 수 없다. 유업계 차원의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고, 경기침체 우려는 커지고 있다. 지난해 겪은 혼란으로 대내외 신뢰가 무너지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력구조가 기형적으로 바뀐 점 등도 넘기 쉽지 않은 산이다. 또한 실적 개선이란 중책을 짊어지고 2021년 영입됐던 롯데푸드 출신 김재열 부사장이 물러나기도 했다.

푸르밀에겐 새 출발의 원년인 올해 실적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 실적을 통해 희망을 보지 못할 경우, 재기의 동력이 상실될 수 있기 때문이다. 푸르밀이 올해는 실적 회복세와 함께 부활의 날개를 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푸르밀 ‘2022사업연도 감사보고서’ 공시
2023. 4. 14.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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