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및 역전세 우려로 전세 기피…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후 수요층 주택구매로 눈 돌려

올해 들어 생애 최초 주택매수자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올해 들어 생애 최초 주택매수자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생애 최초 주택매수자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세사기‧역전세’ 등에 따른 전세기피 현상과 정부의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로 인해 실수요층이 전세보다는 주택구매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1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 4월 생애 최초 주택(오피스텔·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 등 집합건물) 매수자수는 총 3만71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말 2만2,839명을 기록했던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수는 올해 1월 들어 1만7,269명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올 2월 2만720명까지 증가한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수는 3월 3만126명에 이어 4월에는 3만713명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의 경우 올해 1월 1,293명에서 4월 2,658명으로 4개월 동안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수가 두 배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역시 5,549명에서 1만2,432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인천광역시도 1월 1,615명에서 4월 2,472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전국에서 미분양이 가장 많은 대구광역시도 생애 최초 주택매수자가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660명이었던 대구광역시의 생애 최초 주택매수자수는 4월에 1,789명까지 불어났다.

반면 대전광역시와 세종시는 오히려 생애 최초 주택매수자수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올 1월 1,152명을 기록한 대전광역시의 생애 최초 주택매수자수는 4월에 498명을 기록하면서 네 달만에 절반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세종시는 241명에서 194명으로 감소했다.

올해 4월 기준(1~4월) 연령대별로는 30대 생애 최초 주택매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생애 최초 주택매수자 가운데 30대는 4만2,718명으로 전체 9만8,828명 중 43.22%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40대(2만5,747명), 50대(1만2,852명), 19~29세(1만489명), 60대(5,438명), 70대 이상(1,468명) 순이었다.

이처럼 최근 4개월간 생애 최초 주택매수자수가 증가한 것은 ‘전세사기‧역전세’ 이슈에 따른 전세기피 현상과 정부의 대대적 부동산 규제완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의 영향이 크다.

앞서 작년 8월 정부는 생애 최초 주택매수자를 상대로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상한을 주택가격‧소득‧주택소재지역 등과 상관없이 80%로 확대한 바 있다. 

뒤이어 올해 1월말에는 보금자리론에 일반형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을 통합한 4%대 고정금리 모기지론인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원 이하 주택 구입시 LTV·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 내에서 최대 5억원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지난해말 인천 미추홀구의 ‘빌라왕’ 사태 이후 급증한 ‘전세사기’와 전세가격 하락 가속화에 따른 ‘역전세’ 우려도 수요자들이 전세보다는 주택 구매를 선택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선임연구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전세사기 공포 등으로 최근 생애 처음 주택매수자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이를 시장 회복 조짐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생애 최초 주택 매수 등 매매거래가 늘었다곤 하나 2~3년 전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크게 적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언급했듯이 아직까지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인데다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점도 문제”라면서 “더불어 고물가 장기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변수는 여전히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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