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022년 2월 25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광주 서구 치평동 상무금요시장에서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뉴시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022년 2월 25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광주 서구 치평동 상무금요시장에서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장관 사퇴 배경에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친문재인계(친문계)와 친이낙연계(친낙계)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추 전 장관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총선 출마’를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추 전 장관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사직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청와대 요구에도) 사직을 거부했고 사직서를 쓸 수 없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2020년 12월 16일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 의결이 새벽에 이뤄지고 아침 출근 직후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으로부터 사직서를 내달라고 전화를 받았으나 명확하게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에 제가 들고 간 징계 의결서가 대통령 서명으로 집행된 직후 바로 대통령의 ‘물러나달라’는 말씀으로 제 거취는 그 순간 임명권자가 해임한 것”이라며 “저의 사직서가 필요 없어져 버렸다”고 설명했다.

추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에 이어 이 전 대표까지 저격했다. 그는 이날 KBS ‘더 라이브’에 출연해 “(문 전 대통령이) ‘곧 재‧보궐 선거가 다가오니 당이 요구를 한다’ (고 말했다)”며 “검찰개혁 완수하라고 힘을 실어줄 것으로 믿고 갔더니 거꾸로 ‘장관이 물러나야 되겠다’고 정리가 됐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이 전 대표를 향해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됐다”며 “재‧보궐 선거 때문에 제가 퇴장해야 된다라고 하면 안 됐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에게 일관되게 약속을 한 것”이라며 “그걸 선거의 상황관리 차원에서 유불리를 계산해서 좌초시킬 반찬거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 추미애 폭로에 불편한 친문‧친낙

추 전 장관의 발언에 친문계와 친낙계에서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추 전 장관) 본인이 본인의 뜻으로 당시에 장관을 그만둔다고 해놓고 지금 와서 문 대통령이 그만두라고 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잘 알지만 문 전 대통령이 ‘그만두라’ 그렇게 얘기 안 했다”며 “문 전 대통령은 누구 보고 딱 잘라서 ‘그만두라’고 하실 분도 아니다”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는 진흙탕 싸움은 별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며 “누구 좋으라고 그렇게 하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까지 그런 말들을 보태는 것은 민주당에도 또 국민에게도 별로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친낙계인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추 전 장관은 맞지도 않은 얘기를 방송에 나와서 버젓이 하고 있다”며 “추 전 장관이 경질되는데 이 전 대표가 당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것 같은데 그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추 전 장관의 행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신 전 의원은 “추 대표가 뭘 하려는지 짐작은 간다.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이 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장성호 건국대 국가정보학과 교수는 4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본인의 정치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거기에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합집산이나 분당 같은 얘기가 나오는데, (추 전 장관이) 확실하게 신당으로 가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당내에서 투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되는 것인데, 이런 말을 함으로써 논쟁의 중심에 서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를 향한 추 전 장관의 구애로 해석하기도 한다. 정치평론가인 전원책 변호사는 지난 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추 전 장관이) 이 대표에게 줄 서겠다는 뜻”이라며 “이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사이의) 전쟁판에서 나는 이제 이 대표에게 줄 서겠어. 나는 이제 줄 설 거야(라는 뜻)”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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