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전기차 1만81대, 전년 대비 60%↑… BMW·벤츠 70% 차지
렉서스 RZ 출시, 아우디 Q4·폭스바겐 ID.4 연식변경 모델 판매개시

상반기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성장이 돋보인다. 상반기 수입 전기차 판매 증대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영향이 크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사진은 메르세데스-AMG EQE.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상반기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성장이 돋보인다. 상반기 수입 전기차 판매 증대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영향이 크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사진은 메르세데스-AMG EQE.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BEV)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 1·2위를 달리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상반기 수입 전기차 성장을 이끌며 전기차 수요를 입증했다. 아직까지 한국 시장에 전기차 투입을 하지 않은 수입차 브랜드가 전기차를 출시하면 최소한 실적 개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6월 수입 승용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협회 회원사 기준 수입 전기차 판매대수는 총 1만81대로, 전년 동기 대비 60.2% 증가했다. 수입차 연료별 모델 판매 증감율로는 최고 성장률이다. 전기차에 이어서 하이브리드(HEV) 모델이 10.1% 증가했다. 그 외 일반 내연기관(가솔린·디젤)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올 상반기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수입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은 7.7%로 아직 큰 수준은 아니지만, 전년 동기 대비 2.9%p 늘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수입 전기차 판매대수 및 점유율은 수입 디젤 승용차 8.8%에 근접한 수치로 연말쯤에는 역전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이끈 브랜드는 BMW와 벤츠다. 두 브랜드의 상반기 전기차 판매대수는 벤츠가 4,039대, BMW는 2,989대로 집계됐다. 전체 수입 전기차 판매 대수의 69.72%를 차지하는 것으로, 사실상 내연기관에 이어 전기차 시장도 독과점 체제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두 브랜드에 이어서는 △쉐보레 739대(볼트 EUV·EV) △포르쉐 692대(타이칸) △폴스타 504대(폴스타 2) 등이 뒤를 이었다.

BMW는 올해 하반기 5시리즈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할 때 전기차 모델 i5도 함께 투입해 내연기관과 전동화 모델의 라인업을 탄탄하게 다질 계획이다. 사진은 BMW 전기차 모델. / BMW 코리아
BMW는 올해 하반기 5시리즈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할 때 전기차 모델 i5도 함께 투입해 내연기관과 전동화 모델의 라인업을 탄탄하게 다질 계획이다. 사진은 BMW 전기차 모델. / BMW 코리아

특히 다른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전기차 판매가 줄어들었음에도 벤츠와 BMW만 늘어났다. 브랜드 파워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전기차의 수요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이에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 판매를 개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전기차 판매대수가 더 늘어날 공산이 커졌다.

지난 11일 벤츠가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 ‘더 뉴 EQE SUV’의 국내 출시를 알렸다.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국내에 처음 소개된 더 뉴 EQE SUV는 벤츠의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인 ‘EVA2’를 기반으로 두 번째로 개발된 모델이다. 공기역학적 디자인 설계로 0.25Cd라는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했으며, 히트펌프를 기본 탑재해 전력 효율을 높여 국내 인증 기준 배터리 완전충전 시 4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이에 질세라 BMW는 오는 10월 5시리즈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이면서 전기차 모델 ‘BMW i5’를 국내 시장에 함께 출시할 계획이다. BMW i5 국내 판매 가격은 출시 시기에 맞춰 공개될 것으로 보이며, 배터리 완전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는 유럽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기준 516∼582㎞다.

렉서스도 자사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신차 ‘디 올 뉴 일렉트릭 RZ’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렉서스 RZ는 중형 SUV 전기차로, 국산차로는 기아 쏘렌토와 비슷한 크기며 전기차 중에서는 BMW iX3·벤츠 EQB보다 조금 크다.

폭스바겐이 올해 국내 시장에 판매하는 2023년식 ID.4는 브레이크 시스템을 바꾸면서 주행거리가 크게 증가했다. / 폭스바겐 코리아
폭스바겐이 올해 국내 시장에 판매하는 2023년식 ID.4는 브레이크 시스템을 바꾸면서 주행거리가 크게 증가했다. / 폭스바겐 코리아

이어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연식변경을 거친 2023년식 Q4 e-트론·Q4 스포트백 e-트론(이하 Q4) 및 ID.4의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폭스바겐 ID.4의 경우 배터리 완전충전 시 복합 최대 주행가능 거리가 상온 440㎞·저온(영하 6.7도 이하) 389㎞로 인증을 통과해 주행거리가 지난해 판매 모델 대비 상온 35㎞, 저온 101㎞ 늘어났다. 도심 상온 주행거리도 484㎞로 이전보다 58㎞ 증가했다.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새로 개발돼 장착된 전기기계식 브레이크 부스터로 인해 주행 저항이 감소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우디 Q4의 경우 아직 2023년식 모델 인증 주행거리 및 전비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아우디 Q4는 지난해 출시 당시에도 상온 대비 저온 주행거리가 일정 수준에 미달되는 문제로 국고보조금 지급 대상 차종에 스포트백 모델만 포함되는 등 상품성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올해 연식변경 모델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는 게 아우디 코리아의 숙제인 셈이다. 그나마 형제 모델인 폭스바겐 ID.4의 주행거리가 개선된 점에 미뤄보면 아우디 Q4 주행거리도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아우디는 하반기 e-트론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Q8 e-트론(왼쪽)을 투입할 예정이며, 캐딜락은 브랜드 첫 전기차 리릭(오른쪽)을 한국 시장에 출시한다. / 아우디 코리아, 캐딜락 코리아 
아우디는 하반기 e-트론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Q8 e-트론(왼쪽)을 투입할 예정이며, 캐딜락은 브랜드 첫 전기차 리릭(오른쪽)을 한국 시장에 출시한다. / 아우디 코리아, 캐딜락 코리아 

아우디는 이와 함께 하반기 자사 플래그십 전기차 e-트론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아우디 Q8 e-트론’과 ‘더 뉴 아우디 Q8 스포트백 e-트론’을 새롭게 출시할 예정이다. 아우디 e-트론은 아우디 브랜드의 첫 순수전기차 모델로, 지난 2018년 글로벌 시장 출시에 이어 국내에는 2020년 7월 출시됐다. 국내 출시 약 3년 만에 신형 모델을 투입하면서 이름도 ‘e-트론’에서 차급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Q8 e-트론’으로 변경했다.

아우디 Q8 e-트론의 국내 출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근 국내 도로에서 테스트 주행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어 출시가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차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캐딜락에서도 올 하반기 야심작으로 거론되는 전기차 ‘리릭’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으로 전해진다. 캐딜락은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소위 ‘비주류’ 브랜드로 평가되고, 일부 마니아층만이 구매하는 차량으로 취급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캐딜락은 전기차 리릭 출시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모습이다.

캐딜락 리릭은 준대형 SUV 전기차로 동급 경쟁모델로는 벤츠 EQE SUV나 BMW iX, 아우디 Q8 e-트론 등이 있다. 캐딜락 리릭의 강점으로는 경쟁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이 손꼽힌다. 캐딜락 리릭의 국내 판매 가격은 약 8,000만원 내외로 알려지고 있다. 독일 3사의 동급 전기차가 1억원을 웃도는 가격인 것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리릭은 배터리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가 미국 환경보호청(EPA) 기준 약 500㎞로 준수한 수준이다.

볼보자동차 역시 플래그십 전기차 EX90을 연말 출시 예정이다. 폴스타오토모티브가 올해 출시할 예정이었던 폴스타3는 국내 출시 일정이 내년으로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하반기부터 수입 전기차도 선택지가 다양해지는 만큼 판매대수와 전기차 판매 비중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원사가 아닌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총 3,732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6,746대) 대비 44.7% 감소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수입 전기차 상반기 판매 실적
2023. 07. 12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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