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점유율 1위 쌍용C&E, 올 상반기 시멘트 판매량 전년 대비 14% 증가

부실 공사 여파로 인해 올 상반기 건설사들의 시멘트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부실 공사 여파로 인해 올 상반기 건설사들의 시멘트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최근 국내 주요 시멘트 제조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올해 상반기 시멘트 수요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불거진 ‘부실 공사’ 이슈로 인해 건설사들이 콘크리트 강도를 상향 조정하기 위해 시멘트 추가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 된다.

이달 초 국내 시멘트 점유율 1위인 쌍용C&E가 발표한 올해 2분기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쌍용C&E는 올 상반기(1‧2분기) 누적 680만3,000톤의 시멘트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분기 612만4,000톤에 비해 14% 증가한 판매량이다. 

특히 내수 부문 판매량은 작년 상반기 527만6,000톤에서 올 상반기 612만3,000톤으로 1년 새 약 100만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멘트 판매량이 늘어남에 따라 올 상반기 쌍용C&E의 매출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연결기준 1조471억원으로 조사됐다.

쌍용C&E 최고재무책임자인 김두만 CFO(부사장)는 지난 2일 열린 IR 발표 행사에서 “작년 하반기 발생한 화물연대 파업과 이에 따른 공사 지연 여파가 올해 상반기 (시멘트)수요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면 “여기에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등 최근 발생한 시멘트 강도 향상 이슈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건설현장 상황을 종합해보면 시멘트 강도 상향 조정이 적용되고 있어서 각 현장별로 (시멘트)사용량이 느는 추세인 것은 분명하다”며 “건물 붕괴사고 등으로 인해 강도 기준 등이 강화되면 레미콘 및 건설 분야에서 시멘트 사용량을 늘리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시멘트 업계는 아직 실적 자료를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시장 점유율 2위인 한일시멘트와 3위인 아세아시멘트 역시 올 상반기 시멘트 판매량이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 규제가 본격화 되면 올 하반기 시멘트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일부터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민간아파트 293곳을 대상으로 철근 누락, 콘크리트 강도 결함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정부는 조사가 완료되는 9월말 이후 철근 보강, 콘크리트 강도 등 안전 관련 세부적인 기준을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건설업계는 건설사들의 시멘트 수요가 올 하반기부터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증권사 선임연구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촉발된 부실 공사 우려 외에도 최근 발생한 집중호우에 따른 수해지역 복구로 인해 시멘트 수요는 앞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수해로 무너진 보, 옹벽, 주택 외벽 등 보수에는 시멘트가 필수 재료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부실 공사 원인을 건설 이권 카르텔 때문이라고 지적함에 따라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는 건설업계는 울며 겨자먹기로 시멘트 사용을 더욱 늘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시멘트 사용이 늘어나면서 공사비는 더욱 증가하는데 이는 곧 현재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려 향후 건설사의 주택 착공 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