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감독과 송강호의 다섯 번째 협업 ‘거미집’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바른손이앤에이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의 다섯 번째 협업 ‘거미집’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바른손이앤에이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충무로 대표 감독 김지운과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가 영화 ‘거미집’으로 뭉쳤다. 다섯 번째 협업이다. 또 한 번 관객을 매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 분)이 검열과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호평과 함께 일찌감치 주목을 받은 작품으로, 영화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송강호‧임수정‧오정세‧전여빈‧정수정 등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을 구축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의 다섯 번째 만남으로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은 김지운 감독의 데뷔작 ‘조용한 가족’(1998)을 시작으로, ‘반칙왕’(200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9), ‘밀정’(2016) 등을 함께했다. 

먼저 ‘조용한 가족’은 코믹잔혹극이라는 독특한 장르로 전에 없었던 신선한 이야기를 펼쳐냈는데, 송강호 특유의 모던한 코믹 연기가 더해져 개봉과 동시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반칙왕’에서는 스포츠 영화의 외피 속에 소시민의 페이소스를 코미디와 함께 녹여내 대중의 호응을 얻었고,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라는 이름을 더욱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최초의 앙상블 스타 캐스트로 오락 영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작품으로, 송강호는 중국의 사막, 광야를 질주하는 웨스턴의 호방함 속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상한 놈’으로 변신, 코믹 액션의 정점을 선보이며 김지운 감독과의 시너지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거미집’으로 재회한 송강호(왼쪽)와 김지운 감독. / 바른손이앤에이
‘거미집’으로 재회한 송강호(왼쪽)와 김지운 감독. / 바른손이앤에이

일제강점기 스파이물 ‘밀정’을 통해서도 ‘믿고 보는 콤비’의 저력을 보여줬다. 나라를 잃은 인물의 감정과 사람간의 복합적인 관계를 세밀하고 섬세하게 표현하며 많은 관객의 공감을 이끌었다. ‘거미집’을 통해 ‘밀정’ 이후 8년 만에 재회한 김지운 감독, 송강호가 또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송강호는 기필코 걸작을 만들고 싶은 ‘거미집’ 감독 ‘김열’ 역을 맡아 영화 속 영화감독으로 변신한다. 송강호는 회의와 자학, 열정과 재능, 현실의 악조건 사이에서 복잡하게 뒤엉키는 감정을 실감나게 그릴 예정이다. 

김지운 감독은 “송강호는 어떤 역할, 어떤 대사를 줘도 인간적이고 생기 있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일시에 공간을 장악하고 얼어붙게 만들고 또 유연하게 풀어낸다”며 “그 누구를 통해서도 실현할 수 없는 나의 영화적 비전을 모두 표현해 줬다”며 송강호를 향한 남다른 신뢰를 드러냈다. 

송강호 역시 “김지운 감독하면 장르적인 변주를 통해 새로운 영화에 대한 갈증을 많이 풀어준 감독”이라며 “어떤 장르든 새로운 영화의 문법, 창의력 등을 그를 통해 볼 수 있어 우리를 놀라게 만든다”고 극찬했다. 또 ‘거미집’을 두고 “‘조용한 가족’ ‘반칙왕’과 같은, 그때 그 독보적인 감각, 창의력을 가장 닮은 영화”라고 자신해 기대감을 높였다. 오는 9월 27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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