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투쟁 12일차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 누워 있다. / 뉴시스
단식투쟁 12일차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 누워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이 열흘 넘게 이어지면서 당내에서는 결집이 이뤄지고 있는 모양새다. 비명계(비이재명계) 인사들이 잇달아 격려 방문에 나선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결집 효과가 길게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의 단식이 끝나면 당내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 비명계 잇단 이재명 격려 방문

이 대표의 단식 농성장에는 연일 격려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비명계 인사들의 방문이었다. 지난 5일 전해철 의원에 이어 지난 10일에는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에는 설훈 의원을 비롯한 당 중진 의원들이 농성장을 찾았다.

이 전 대표는 국회 본청 앞에 설치된 농성장에서 이 대표의 건강을 염려하며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그는 “걱정이 돼서 왔는데 많이 수척해지셨다”며 “국민들도 이 상황을 착잡하게 보고 있다. 단식을 거두고 건강을 챙겨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동지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동지들을 위해 (단식 중단) 의견을 받아 달라. 동지들의 걱정을 덜어 달라”고 말했다.

11일에는 설 의원과 박병석 의원 등 당내 중진 의원 12명이 농성장을 찾아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박 의원은 이 대표에게 “지금 단식을 시작한 지 열흘이 넘었고 건강과 체력에 한계가 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회복해야 여러 가지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단기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기에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회복하시길 중진 의원들이 강하게 권유한다”고 설득했다.

당내 결집이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는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8일에 발표한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 응답률은 14.6%.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4%를 기록, 전(前)주 같은 조사 대비 7%p 상승했다.      

이에 친명계로 분류되는 안민석 의원은 11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 대표의 단식 전과 후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 결집 분위기 지속엔 ‘글쎄’

다만 이러한 결집 분위기가 지속될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따른다. 이 대표의 단식으로 비명계가 잠시 결집한 것일 뿐, 단식이 끝난 후에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나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내 친명계(친이재명계) 인사는 <시사위크>와의 대화에서 ‘이 대표 단식을 향한 당내 비판적 시각’에 대해 “단식을 한 번도 안 해봐서 모른다. 너무 함부로 말하는 것 같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비명계를 향한 이 대표 지지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이 전 대표가 농성장을 방문하자 이 대표 지지자 유튜브 채널에서는 ‘사과부터 해라’, ‘죄송하다고 머리 숙여라’ 등 비판이 이어졌다.

또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당내에 존속하고 있다는 점도 ‘결집 지속’에 걸림돌이다. 검찰이 이달에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보낼 것이라는 ‘9월 영장 청구설’이 정치권에 돌면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통과 여부’를 놓고 당 내홍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안 의원은 “당대표가 저렇게까지 단식을 하는데,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되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밝혔다. 반면 비명계에서는 체포동의안 부결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지난달 28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정당한 영장 청구가 아니라는 이유로 부결을 시킨다면 우리 당은 영원히 ‘방탄 지옥’으로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결집 지속’에 대해 통화에서 “이 대표가 현재 목숨을 걸고 싸우는 데 당내에서 뭉쳐야 한다는 의견이 많을 것이다. 반대하는 의견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이 대표가 단식을 끝까지 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추석 명절이 지나고 (이 대표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사법 리스크, 계파 갈등 등 당내의 갈등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 대표는 당내 자신의 사법 리스크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단식 13일 차인 오는 12일에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표는 오는 12일 오후 검찰에 한 번 더 출석한다”며 “검찰의 부당한 추가소환 요구에도 불구하고 12일에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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