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면서 내년 총선을 위한 보수 결집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4월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당시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 / 당선인 대변인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면서 내년 총선을 위한 보수 결집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4월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당시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 / 당선인 대변인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결집의 신호탄을 쐈다라는 해석이 나온다. 게다가 김 대표가 박 전 대통령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회동 제안을 전하고, 박 전 대통령도 이에 긍정적으로 답하면서 범여권 대결집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 보수 결집 위한 윤석열-박근혜 회동?

김 대표는 지난 13일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약 50분간 만났다. 김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대표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날 예방에 박대출 정책위의장과 구자근 당대표 비서실장이 함께했다. 박 전 대통령이 2021년 12월 말 사면된 이후 여당 지도부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여당 대표로서 내년 총선을 잘 이끌어 승리할 수 있도록 잘해 달라”고 덕담했다고 한다. 내년 총선과 관련한 박 전 대통령의 의견 제시가 있었는지에 대해 김 대표는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전혀 아니었다”면서도 “우리가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보수가 대단합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힘을 모아야 하는 만큼, 박 전 대통령이 가진 많은 경험이나 영향력을 함께 대동단결하도록 모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회동 요청에도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박 전 대통령을 찾아뵙는다고 했더니 ‘만나 뵈면 한번 모시고 싶다고 말씀을 전해 달라’고 했다”며 “그래서 제가 박 전 대통령에게 전해드렸더니 긍정적으로 답변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당선인 신분으로 박 전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번 회동에서 보수층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총선 승리에 대한 덕담, 그리고 총선 승리를 위해 ‘보수 대단합’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이끌어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만남을 추진하는 것도 보수진영의 단합이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또 윤 대통령이 같은날 개각에서 김행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도 눈길을 끈다. 그간 윤 대통령은 MB(이명박) 정부 인사들을 대거 중요해왔는데,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 후보자가 이번에 발탁됐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과거를 고려하면, 보수진영 지지자들을 끌어안기 위한 행보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TK(대구·경북)에서 영향력이 크다. 박 전 대통령과 만날 경우, 윤 대통령의 TK 지지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체제’가 출범하면서 중도 외연 확장, 서진(西進) 정책을 펼치면서 집토끼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총선이 7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텃밭’을 다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여권의 ‘이념 전쟁’과 윤 대통령의 순방으로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어 지나친 결집은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같은날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와 박 전 대통령의 만남이) 만약 정치적인 메시지를 위함이라고 한다면 지금 시점에 그 메시지가 선거 판세에 도움이 될 지 아닌지는 판단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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