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방부‧김행 여성가족부‧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이 거세다. 이들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 되면서 야당은 장관으로서의 자격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 뉴시스
신원식 국방부‧김행 여성가족부‧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이 거세다. 이들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 되면서 야당은 장관으로서의 자격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정부의 2차 개각을 두고 정치권에서 말이 많다. 장관으로 지명된 세 후보자의 과거 강경 발언이 재조명되면서다. 당장 야당은 이들이 장관으로서 적합한지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는 가운데,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 ‘막말’ 전력 후보자에 여당 내서도 우려

15일 민주당은 신원식 국방부‧김행 여성가족부‧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 대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개각은 국민과 싸우겠다는 상식 밖의 오기 인사로 보인다”며 “국민의 삶을 돌보지 않는 정권만을 위한 개각은 국민이 용납할 수 없는 개악일 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의 비판은 후보자 개개인에게도 향했다. 신 후보자의 경우 지난 2019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최하는 집회에서 한 발언이 화근이 됐다. 신 후보자는 당시 자리에서 “문재인 모가지를 따는 건 시간문제”, “문재인이라는 악마를 탄생시킨 초대 악마는 노무현” 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12‧12 사태, 5‧16 군사정변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전날(14일) 여성가족부에 대해 “드라마틱하게 엑시트(exit)하겠다”고 언급하며 파문이 일었다. 여가부 폐지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만큼 이에 힘을 싣겠다는 것인데 장관 후보자의 첫 일성으로 적절하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직원들의 사기가 오히려 떨어지는 첫 출근 일성”이라고 꼬집었다. 손솔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본인이 그렇게 퇴장하시면 되겠다”고 했다.

이러한 비판은 유 후보자라고 다르지 않다. 유 후보자의 경우 문체부 장관이던 2008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사진기자들을 향해 “찍지 마! XX”이라고 말했던 것이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유 후보자에 대한 비판의 이유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욕설 문제 이런 건 다 차치하더라도 BTS와 넷플릭스 시대에 유인촌 장관이 웬 말이냐”라고 했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권에선 이번 인선이 ‘전문성’과 ‘책임성’ 등을 고려한 것이라며 이들을 두둔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민간인 시절의 일’, ‘과거의 일’ 등으로 일축하고 있다. 오히려 청문회에서 이러한 논란이 적극 소명될 것이란 기대감도 드러난다. 이는 당사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신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직 대통령 비하 발언에 대해 “청문회에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개각에 대해 사실상 ‘지지층 결집’을 위한 포석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국정 철학을 충실히 이행할 인사들을 선점함과 동시에 야당과의 선명한 각을 세울 인물들이 대거 포진시켰다는 것이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이 이념전쟁을 선포하고 장관들한테도 연일 파이터가 될 것을 주문한다”며 “전시내각을 보강한 성격의 내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도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총선보다는 지지 세력들만 결집시키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지층 결집에 매몰될 경우 결국 중도층의 민심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에는 썩 좋은 그림은 아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리 당이 너무 지지층 결집만을 위해 달려가는 하나의 흐름을 뚜렷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 후보자를 특정해 “수도권 선거에 굉장히 마이너스인 후보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정부가 할 일은 대야 전투를 하는 게 아니다”라며 “정부가 국회를 견제하는 것은 정부의 할 일을 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꾸 이렇게 가면 선거를 하지 않겠다는 건가. 도대체 무슨 생각인가”라며 “벌써 1년 남짓밖에 안 됐는데 국민들 신뢰를 다 잃고 나면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걱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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