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부문 부진으로 올 2분기 영업손실 752억원 및 부채비율 800%대까지 급증

건설 및 조선 사업을 영위 중인 중견건설사 HJ중공업의 영업손실 규모가 올 상반기 대폭 늘어났다. 사진은 지난 7월 HJ중공업의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립 기념식 / 뉴시스
건설 및 조선 사업을 영위 중인 중견건설사 HJ중공업의 영업손실 규모가 올 상반기 대폭 늘어났다. 사진은 지난 7월 HJ중공업의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립 기념식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시공능력평가순위 41위 중견건설업체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의 영업손실이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부채비율까지 점점 증가하면서 올 상반기 회사의 부채비율은 무려 800%대에 육박했다.

2021년 영업손실‧순손실로 인해 침체에 빠졌던 HJ중공업은 지난해 건설 부문의 호조로 인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당기순손실 규모도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면서 실적 개선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들어 다시 영업실적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급기야 올 상반기 적자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작년말 기준 HJ중공업의 전체 매출 가운데 건설 부문 비중은 80%대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조선 부문이 약 18대를, 나머지는 2%는 기타 부문에서 매출이 발생한다.

과거 1년 만에 실적 반전을 보여준 HJ중공업이 올 3분기 이후 또 다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작년 개선한 실적 올해들어 다시 부진

HJ중공업이 공시한 사업보고서 및 분기·반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는 연결기준 매출 1조7,882억원, 영업이익 66억원, 순손실 50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2021년 대비 4.8% 늘어난 수준이며 2021년 발생한 1,090억원의 영업손실은 흑자전환되면서 작년 영업이익은 66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손실 규모는 1,398억원(2021년)에서 502억원으로 1년새 절반 이상 급감했다.

이처럼 HJ중공업이 1년만에 침체의 늪에서 벗어난 것은 조선 부문 부진 속에서도 건설 부문 실적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작년 조선 부문은 매출 3,202억원, 영업손실 541억원을 거둔 바 있다. 이는 2021년 매출 5,100억원, 영업손실 583억원과 비교해 매출은 약 2,000억원 감소한 것에 비해 손실규모는 불과 40억원 가량 줄어든 부진한 실적이다.

반면 건설 부문은 매출 1조4,472억원, 영업이익 6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2.7% 늘어났고 2021년 485억원의 영업손실로 인한 적자는 2022년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많은 중견건설사들이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HJ중공업이 실적 반전을 이루자 업계 내에서는 내심 2023년 실적에 대해서도 기대했다.

그러나 올해들어 HJ중공업의 실적은 다시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다. 올 1분기 회사의 매출은 4,050억원으로 작년 4분기 대비 32.1% 감소했다. 또한 영업손실 111억원, 순손실 241억원이 각각 발생하면서 영업실적은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에도 전체적인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매출은 5,014억원으로 1분기보다 23.8% 늘었으나 영업손실 및 순손실은 각각 752억원, 801억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올해 조선 부문의 영업손실 규모가 급등한데다 지난해 수익 대부분을 차지했던 건설 부문이 적자로 돌아서는 등 주요 사업 부문의 실적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1·2분기) 조선 부문의 매출은 2,608억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172.8% 폭증했다. 하지만 작년 상반기 296억원 수준이었던 영업손실은 올 상반기에 833억원까지 늘어났다.

건설 부문의 경우 올 상반기 매출 6,355억원을 거뒀는데 이는 작년 상반기보다 7.6%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상반기 337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은 올 상반기 8억5,000여만원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적자전환됐다.

HJ중공업의 조선 부문의 영업손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 뉴시스
HJ중공업의 조선 부문의 영업손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 뉴시스

◇ 실적 부진 여파 재무건전성 악화에도 영향

실적 부진으로 인해 재무건전성 및 수익성 지표 악화도 점점 빨라지는 추세다. 지난해말 기준 567%를 기록한 부채비율은 올 1분기 634%까지 올랐고 2분기에는 무려 835%까지 치솟았다. 

2021년 -6.39%에서 지난해 0.37%까지 개선됐던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2.74%, 2분기 -14.99%를 기록하면서 지속 악화 중이다.

ROA(총자분순이익률)와 ROE(자기자본순이익률)도 상황이 다를 바 없다. ROA는 지난해 -2.03%, 올 1분기 -3.70%, 2분기 -12.16%로 점점 하락 중이다. ROE는 같은기간 -12.28%, -25.85%, -100.05%로 하락폭이 대폭 증가하는 추세다.

수익성이 저조해지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작년 상반기 778억원이었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올해 상반기 -37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의 영업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현금흐름으로 매출 발생에 따라 현금이 유입되거나 제품 판매를 위한 원재료 구입, 종업원 급여, 임대료지출 등에 따른 현금 유출 등이 여기에 속한다. 

따라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양(+)인 경우에는 기업의 본질적인 영업활동으로 순이익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는 반면 음(-)인 경우 영업활동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감소한다는 것을 뜻한다.

◇ 6조원대 수주잔고 하반기 실적에 영향 주나

한편 일각에서는 이같은 부진한 실적 속에서도 HJ중공업이 현재까지 보유한 안정적인 수주잔고로 인해 올 하반기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회사의 올 상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HJ중공업 조선 부문의 수주잔고는 총 1조8,530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설 부문에서는 인천국제공한 제2여객터미널 확장 골조·마감공사, 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 등의 계약으로 인해 모두 4조7,915억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HJ중공업은 현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공항, 철도, 병원, 항만, 발전시설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특화 공종 입찰에 적극 참여해 수주 성공률을 높이고 공공공사 적정 물량 확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건설 부문 중 주택사업 분야는 기존 수주 사업지를 거점으로 양질의 도시정비사업을 발굴해 경쟁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노후 발전시설 성능개선, 미세먼지 저감시설 등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필리핀 인프라 시장을 기반으로 해외사업 비중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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