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 KT의 새 사령탑 김영섭 대표이사(사진)가 취임 한 달차에 들어섰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김영섭 KT호’의 출항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임금단체협약’과 ‘신규 주주환원정책’ 관련 잡음은 당장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사진=뉴시스, KT, 편집=박설민 기자
이동통신사 KT의 새 사령탑 김영섭 대표이사(사진)가 취임 한 달차에 들어섰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김영섭 KT호’의 출항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임금단체협약’과 ‘신규 주주환원정책’ 관련 잡음은 당장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사진=뉴시스, KT,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이동통신사 KT의 새 사령탑 김영섭 대표이사가 취임 한 달차에 들어섰다. 슬슬 인수인계 작업 막바지 시점인 만큼, 본격적인 ‘김영섭 KT호’의 출항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영섭 대표가 LG CNS 사장과 LG유플러스 채고재무책임자를 거친 만큼, 경영 안정화와 ‘디지코(DIGICO)’ 사업 가속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핵심 사업 가속화에 앞서, 해결해야할 ‘KT 집안문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 취임 후 첫 과제는 ‘임금단체협약’

먼저 김영섭 대표가 취임 후 해결할 첫 번째 과제는 ‘임금단체협약’이다. KT노조는 지난달 31일 김영섭 대표 취임에 맞춰, 올해 임금 인상 요구안을 제시했다. 요구안의 구체적 내용은 전년 대비 7.1% 임금 인상, 일시금 1,000만원 지급, 급식·통근비 2만2,000원 인상 등이 담겨있다. 김영섭 대표와 KT는 이달 12일부터 노조와의 임금 협상 및 복지 협상을 위한 교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노조 측에서 높은 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배경은 통신3사 중 임금 ‘꼴찌’라는 이유에서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타 이동통신사 대비 임금이 가장 낮다는 것. 특히 통신3사 중 가장 규모가 작은 LG유플러스보단 많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올해 기준 KT 임직원들이 받은 임금은 통신3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 30일까지 통신3사 임직원들의 1인 평균 급여액은 △SK텔레콤 8,000만원 △LG유플러스 5,200만원 △KT 5,00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KT노조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KT 평균연봉은 LG유플러스에 역전 당했다”며 “극심한 역피라미드형의 KT인력 구조를 감안하면 평균연봉 이하 직원들은 LG와 격차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연차와 평균이하 임금을 받는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내부 임금격차를 해소하고 연차가 낮아도 열심히 일한 만큼 더 보상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과 함께, 초과근무 문제도 포괄임금제를 폐지해서 실제 일한 사람이 더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노조의 주장처럼 대규모 임금 인상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올해 반기 기준으론 KT 임금이 가장 낮은 것은 사실이나, 한 해를 놓고 봤을 때는 그렇지 않아서다. 통신3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1인 평균 급여액은 SK텔레콤 △1억4,500만원 △LG유플러스 1억100만원 △KT 1억300만원이다. SK텔레콤보단 확실히 적지만 LG유플러스보단 오히려 많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들도 KT사측이 주장한 임금 인상률이 1%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요구보단 훨씬 적은 수치다. 다만 아직까지 KT는 공식적으로 얼마가 인상될지에 대해선 공개되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아직 임금을 얼마나 인상할지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 주가 안정 위해선 ‘신규 주주환원정책 잡음’도 잡아야

‘신규 주주환원정책’ 관련 잡음도 김영섭 대표가 빠른 시일 내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KT가 주주 배당 규모를 줄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다. 

이 같은 우려는 9월 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작된 것이다. 당시 김영섭 대표는 “주주 이익 환원은 앞으로 써야할 돈을 지금 환원하는 것”이라며 “성장 잠재력과 그 기반을 축적하는 것을 경영 기본으로 삼을 것이며, 주가 상승은 미래 성장성이 커야 높아진다”고 말했다. 대표가 나서 직접 경영·배당 정책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아직 확실한 정보가 없는 만큼, 증권가 전문가들 역시 입장이 갈리는 상황이다. 하나증권은 최근 “KT가 김영섭 대표 취임에 따른 배당 정책 변경 우려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며 “일부 투자가들은 기존 배당 성향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나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부정적 견해를 내놨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경영진이 기존 배당 성향을 유지할 생각이 있는데 차후 변경된 배당 정책에 대해 투자가들과 다시 소통하겠다고 언급했을 리 만무하다”며 “배당 성향이 50%가 넘는 상황에서 배당 성향을 더 늘릴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하나증권은 투자 매력도 역시 통신3사 중 가장 떨어진다고 봤다. 기대배당수익률이 6.3%인데,현재 시중금리대비 매력적인 수준도 아니며 6.8%인 SK텔레콤보다 낮다는 것.

김홍식하나증권 연구원은 25일 보고서를 통해 “어떠한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KT를 3만3,000원 이상에서는 매수할 이유가 없다”며 “배당금이 유지될 가능성이 희박하고 설사 유지된다고 해도 상대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등 시마다 적극적인 비중 축소에 나설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의 경우, 좀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구조조정, 배당 축소가 만만한 일이 아닌 만큼, KT의 배당정책 축소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의 예측처럼 간담회 이후 떨어졌던 KT 주가는 다시 정상화 구간에 진입하는 모양새다. 12일 3만800원까지 추락했던 KT 주가는 27일 오후 2시 기준 3만3,150원까지 올랐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보고서에서 “KT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 및 업종 ‘탑 픽(Top-pick)’을 유지한다”며 “KT를 둘러싼 배당 축소와 구조조정의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 KT의 배당정책은 대표 선임과 함께 늘 바뀌어 왔는데 이러한 일환에서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통신사들의 배당정책이 기업가치와 주가에 중요한 지표로 자리잡은 만큼 새로운 배당정책은 기존의 배당성향 50%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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