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공식 출범… 협동로봇사업 강화로 2031년 매출 2,100억원 달성 목표

한화 그룹은 4일 한화로보틱스를 공식 출범했다. 한화로보틱스는 ‘한화/모멘텀’의 자동화(FA) 사업부 중 협동로봇, 무인운반차(AGV)·자율이동로봇(AMR) 사업을 분리해 신설한 로봇 전문 기업으로, 업전략기획부문 총괄은 그룹 3남 김동선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본부장이 맡게 된다./ 한화, 뉴시스, 편집=박설민 기자
한화 그룹은 4일 한화로보틱스를 공식 출범했다. 한화로보틱스는 ‘한화/모멘텀’의 자동화(FA) 사업부 중 협동로봇, 무인운반차(AGV)·자율이동로봇(AMR) 사업을 분리해 신설한 로봇 전문 기업으로, 업전략기획부문 총괄은 그룹 3남 김동선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본부장이 맡게 된다./ 한화, 뉴시스,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로봇 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한화 그룹도 로봇전문기업 ‘한화로보틱스’를 출범하며 시장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기존 한화 그룹의 산하 산업기계 사업을 담당하던 ‘한화/모멘텀’의 로봇 사업 부문을 분리해 신설하는 만큼, 기술력에 대해 기대가 크다.

하지만 한때 구설수에 오르내렸던 한화그룹 3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본부장이 사업전략기획부문 총괄을 맡은 만큼, ‘오너 리스크’에 대한 불씨는 여전히 불안 요소는 남은 상태다.

◇ 공식 출범한 한화로보틱스, ‘협동로봇’ 세계 3위 목표

4일 한화 그룹은 한화로보틱스를 공식 출범했다. 한화로보틱스는 ‘한화/모멘텀’의 자동화(FA) 사업부 중 협동로봇, 무인운반차(AGV)·자율이동로봇(AMR) 사업을 분리해 신설한 로봇 전문 기업이다. 

신임 대표 자리는 한화/모멘텀 부문 FA사업부장을 지낸 서종휘 한화로보틱스 신임 대표가 맡았다. 신임 대표 자리는 한화 모멘텀 부문 FA사업부장을 지낸 서종휘 한화로보틱스 신임 대표가 맡았다. 사업전략기획부문 총괄은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본부장이 담당하게 된다.

한화로보틱스가 중점 추진 사업 분야는 ‘협동로봇(Co-robot)’ 분야.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면서 물리적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로봇을 말한다. 지난 8월 11일 한화 그룹 ‘2023년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한화로보틱스의 사업 비전은 ‘스마트 기술 기반 로보틱스 솔루션의 글로벌 리더’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협동로봇시장 세계 3위권 기업이 된다는 목표도 세웠다.

한화로보틱스가 협동로봇 부문에 힘쓰는 이유는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로봇 산업 분야기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 기업이 연구 중인 ‘두발로봇’이나 ‘네발로봇’은 기술력을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 기존 기업을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들다. 설계 및 제작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협동로봇의 경우, 탁상에 고정된 형태로 로봇 팔만 만들면 되기 때문에 훨씬 더 쉽게 개발·제작이 가능하다.

한화로보틱스의 세부 사업전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단기적으로 산업용과 계열사 등 내부시장 고객(Cative market)을 집중 공략한다. 그 다음, 사업이 안정화되면 중장기적으로 상업 및 가정용 서비스 로봇으로 제품 라인업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기간별 사업 계획은 △산업용 제품 라인업 확대(2023~2024년) △경량형 용접, 상업/서비스용 로봇, 푸드테크 로봇 등 로보틱스 애플리케이션 확대(2025년) △상업용/가정용 로봇 진출 및 건물 관리·자율주행로봇 사업 진출(2026년)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오는 2031년까지 매출액 2,100억원 달성이 목표다.

한화로보틱스는 “현재까지 한화 협동로봇 판매의 60% 이상이 북미와 유럽지역에서 이뤄졌다”면서 “주요 국가들에 비해 국내 로봇산업 규모가 작지만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에 적극 뛰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서종휘 한화로보틱스 신임 대표는 “정밀기계·자동화 설계 기술을 통해 다져진 우수한 품질과 신뢰성을 강점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며 “로보틱스 사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핵심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전략담당임원이 9월 판교 한화미래기술연구소를 찾아 협동로봇 성능을 점검하는 모습./ 한화로보틱스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전략담당임원이 9월 판교 한화미래기술연구소를 찾아 협동로봇 성능을 점검하는 모습./ 한화로보틱스

◇ 사업 총괄 맡은 3남

업계에서는 한화로보틱스가 선택한 협동로봇산업은 상용화 가능성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도 매우 높은 탁월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 ‘베리파이드 마켓 리서치(Verif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산업 규모는 오는 2030년 168억달러(약 22조6,749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도 40%에 달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한화로보틱스의 공식 출범으로 한화 그룹 승계 구도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간 한화 그룹은 사업구조 재편 이후, 장남인 김동관 한화 그룹 부회장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각각 에너지·방산, 금융계열사를 맡으며 그룹 운영의 주축을 맡았다. 

반면 3남 김동선 전략본부장은 전체 매출 비중의 1.6%에 불과한 레저·유통 계열사을 담당해왔다.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4차 산업시대를 맞아 핵심 사업으로 떠오르는 로봇 사업을 김동선 본부장이 맡게 됨으로써 그룹 내 영향력도 커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동선 본부장이 가지고 있는 ‘오너 리스크’도 함께 부각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김동선 본부장은 그간 ‘국내 재계(財界)의 문제아’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함께 따라붙은 바 있다. 

실제로 김동선 본부장은 지난 2010년에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호텔 주점에서 여종업원을 성추행하고 보안 직원 2명을 폭행해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김동선 본부장은 당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서만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돼, 기소유예를 받았다.

문제는 2017년 비슷한 사건이 두 번이나 추가로 발생했다는 점이다. 당시 1월 5일 김동선 본부장은 강남구 청담동 술집에서 남종업원 2명을 폭행했을 뿐 아니라, 호송 과정에서 경찰차 내부 유리문과 카시트를 훼손시켰다. 이 사건으로 법원은 당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김동선 본부장은 그해 9월에는 서울 종로구 소재 한 술집에서 열린 대형 로펌 소속 신입 변호사 친목 모임에 동석했다가 변호사들을 폭행하기도 했다. 

한화로보틱스는 한화 그룹 내에서 4차 산업시대에 가장 중요한 사업을 추진하는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자식 챙겨주기’의 모양새가 되는 자회사라면 시장 경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동선 본부장이 그간의 ‘문제아’ 이미지를 씻고 한화 그룹의 미래 사업을 이끌 능력이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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