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점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 반등… 5월 중대재해 사고 ‘손톱 밑 가시‘

독립경영 이후 지난해 실적 반전에 성공한 시티건설이 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 시티건설
독립경영 이후 지난해 실적 반전에 성공한 시티건설이 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 시티건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올해 시공능력평가순위(시평 순위) 54위를 기록한 중견건설사 시티건설이 올해에도 실적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티건설은 2019년 중흥그룹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독립경영을 시작한 이후 실적이 줄곧 우하향하다가 지난해부터 우상향으로 전환됐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 시작으로 실적이 하락한 건설사들이 급증했으나 시티건설의 경우 오히려 매출·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하며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부동산 PF 시장 경색, 고물가, 이-팔 전쟁 등 새로운 악재가 등장한 올해 시티건설이 과연 어떤 성적표를 보여줄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 독립경영 이후 추락한 실적 지난해부터 반전

시티건설은 지난 2019년 공정거래위원회에 중흥그룹과 주식소유, 임원구성 등 독립요건을 모두 충족시켰다며 독립경영 인정을 요청했다. 이에 공정위는 심사과정을 거쳐 같은해 3월 시티건설의 독립경영을 정식 승인했다. 이후 시티건설은 2019년 3월 11일 중흥그룹과의 계열분리를 완료하며 독립경영의 첫 걸음을 뗐다.

홀로서기 이후 시티건설의 실적은 추락했다. 2018년 연결기준 매출 7,744억원, 영업이익 950억원을 거뒀던 회사 실적은 이듬해인 2019년 매출 5,415억원, 영업이익 616억원을 기록하면서 각각 전년 대비 30%, 35.2% 감소했다.

2020년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당시 회사의 매출 및 영업이익은 2,283억원, 70억원으로 이는 2019년과 비교해 각각 57.8%, 88.6% 급감한 수치다.

하지만 2021년에 들어서면서 실적 반전의 조짐을 보였다.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2,246억원으로 여전히 정체됐으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235.7% 폭증한 235억원을 기록했다. 급기야 지난해 시티건설은 매출 4,167억원(전년비 85.5%↑), 영업이익 341억원(45.1%↑)을 거두며 실적 반전에 나섰다.

실적 회복과 함께 시평 순위도 점점 오르는 추세다. 2018년 51위였던 시티건설의 시평순위는 2019년 47위에 이어 2020년 44위까지 올랐으나 2021년 59위로 급락한 바 있다. 이후 작년 57위로 소폭 상승한 회사의 시평순위는 올해 54위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 지난해 수익성 다소 저조… 재무상황 ‘안정적’

수익성이 다소 낮아진 점은 시티건설이 해결해야할 과제다. 작년 회사의 매출원가율은 87.4%로 전년 동기 대비 1.6%p(퍼센트포인트) 올랐다. 지난 3년간 시티건설의 매출원가율은 2019년 86.7%, 2020년 92.6%, 2021년 85.8%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2021년 두 자릿수까지 회복한 영업이익률은 1년 만에 다시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독립경영을 시작한 2019년 11.4%였던 영업이익률은 2020년 3.1%까지 급락했으나 2021년 10.5%까지 올라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그러나 지난해 8.2%까지 떨어지면서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독립경영 이후 들쭉날쭉했던 실적과 달리 재무상태는 안정적이다. 독립경영에 나선 2019년 66.3%까지 올랐던 부채비율은 2020년 35.1%, 2021년 37.2%, 2022년 42.9%를 각각 기록 중이다. 통상 건설업계가 200% 이하의 부채비율을 ‘양호’하다고 평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안정적인 수준이다.

시티건설이 올해에도 양호한 성적표를 받기 위해선 수익성이 높은 사업 위주로 수주를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시티건설은 2021년 신규수주 460억원 대비 760% 급증한 3,967억원을 신규수주했다. 이에 따라 작년말 기준 수주잔고는 전년 4,670억원에 비해 30.6% 증가한 6,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규수주로 수주잔고가 늘긴 했으나 업계에서는 통상 매출 대비 4배 이상 수주잔고를 보유해야 외형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만큼 지금보다 더 높은 성장세를 보이려면 수주 확대가 필요하다. 

고용부가 시티건설의 충남 아산 서부내륙고속도로 12공구 현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에 대한 수사를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 뉴시스
고용부가 시티건설의 충남 아산 서부내륙고속도로 12공구 현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에 대한 수사를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 뉴시스

 ◇ 성장세 지속 위해 안전관리 강화 필요

한편 시티건설이 독립경영 이전 수준으로 성장하려면 실적 관리와 함께 안전관리 강화에도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현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오너리스크 및 회사 이미지 실추에 이어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게다가 중대재해 이슈는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해 사고 발생 건설사에게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한다.

실제 이달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마창민 DL이앤씨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중대재해와 관련 의원들의 날선 질의를 받기도 했다. 당시 마창민 대표는 사고 유족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고용노동부 등에 의하면 올해 5월 29일 오후 3시 30분경 시티건설이 시공 중인 충남 아산 소재 서부내륙고속도로 12공구 현장에서 하청업체 근로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해당 현장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이므로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에 속한다.  현재 해당 사건은 고용부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시티건설 역시 장기간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다른 건설사들과 마찬가지로 안전관리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

한편 고용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도 관할기관인 대전청 광역중대재해수사과에서 법 위반 여부 등을 수사 진행 중”이라며 “중대재해 사고 건별마다 특이점이 있어 구체적인 수사 완료 시점을 밝히기 어려운 점 양해해달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어떤 현장에서는 CCTV 영상 및 목격자 진술 확보 등이 용이한 반면 또 다른 현장은 CCTV 사각지대 사고 발생으로 촬영기록이 없고 목격자 진술도 계속 번복돼 수사 일정이 길어지기도 한다”며 “이런 이유로 작년에 수사를 시작해 아직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들도 상당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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