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일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 뉴시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일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친윤계를 정조준한 모습이다. 당의 혁신을 위해선 기득권의 ‘결단’과 ‘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이후 여러 인사를 만나며 이러한 메시지를 선명하게 하고 있다. 혁신위의 전방위적 압박에 이들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혁신위 압박에 친윤계 결단할까

친윤계 의원들에 대한 ‘불출마’ 또는 ‘수도권 출마’를 띄운 인 위원장은 연일 이들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인 위원장은 8일 KBS 라디오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과 통화를 한 사실을 언급하며 “물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50% 이상은 좋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 위원장의 친윤계 압박은 지난 3일 혁신위 회의 이후 본격 점화됐다. 인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중진·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을 지목하며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출마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를 ‘2호 혁신안’에 포함하지는 않았지만, 인 위원장의 ‘정치적 권고’라고 혁신위는 설명했다. 혁신위 내부에서 치열한 논의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인 위원장은 직접 해당 의원들에게 연락을 취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는 지난 6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결단을 내리라고 여러 명에게 전화를 했다”며 “한 두 명만 결단을 내리면 따라오게 돼 있다”고 했다. 대통령을 사랑하면, 나라를 사랑하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되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직접적 메시지 이외에도 타인의 ‘입’을 통해 압박이 이어졌다. 전날(7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인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이) 처방은 잘했는데 환자가 그 약을 안 먹으면 어떡할 거냐, 그 약을 먹어야 한다,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했다)”며 “저도 공감했고 명심하겠다고 (하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환자”라고 꼬집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목소리도 더해졌다. 홍 시장은 이날 대구시청을 방문한 인 위원장을 만나 “당의 위계질서가 무너졌다. 허리가 없다”며 “그런 사태를 만든 게 당의 지도부고 소위 그 대통령을 믿고 설치는 철모르는 듣보잡 애들”이라고 맹폭했다. 그는 “그런 세력들을 혁신위에서 좀 정리를 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인 위원장의 계속되는 친윤계 압박에 대해 당내에서는 ‘윤심(尹心)’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대통령의 입장에선) 대통령을 생각하는 마음,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진심이었나 아니면 자기들의 영리, 영달을 위한 것이냐 이런 실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번 친윤 주류의 결단을 인 위원장이 요구한 것에는 윤심이 실려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 시장도 “대통령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사람들이 윤석열 정부에 들어와 너무 많다”고 쏘아붙였다.

혁신위의 강한 압박에 이들이 실제로 결단을 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더욱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앞서 측근들에게 총선 불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바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압력이 지금 세지고 있다. 그런 가능성이 더 올라가고 있다”며 “앞으로 점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