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탄핵 카드’를 들고나왔다. 이번에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을 대상으로 탄핵소추안 발의를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9일 의원총회를 열어 탄핵안 발의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탄핵 중독”이라며 반발했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수 의석의 힘으로 탄핵안 발의를 강행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의총에서) 이 위원장과 위법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관련해 보고가 있었다”며 “내일(9일) 의총에서 계속해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민주당은 탄핵안 발의에 대해 오늘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중하게 검토하자는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내일로 결정을 미뤘다. 윤 원내대변인은 “탄핵안에 대해 헌법이 부여한 권한이라고 하는 무거운 책임성을 고려해 좀 더 신중하게 숙의하자는 의견들이 있었다”며 “오늘 최종 결론은 내리지 않았고 내일 의총에서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현재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 발의에 무게를 싣고 있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도 검토 중이다.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 발의에 반대 의견이 없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윤 원내대변인은 “반대 의견이 없었다”며 “거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했다.

한 장관에 대해서는 “일단 탄핵소추는 법률적 요건을 갖춰야 하는 것”이라며 “좀 더 상황을 지켜보면서 검토하는 과정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이 헌법에 명시된 언론‧표현의 자유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나라 헌법은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이동관 방통위’가 들어서면서 가짜뉴스 대책이라는 이유로 방송사에 대한 언론 검열을 하고 있다”며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법적 근거 없이 인터넷 언론 등에 대한 심의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저희는 이게 매우 심각한 법률 위반으로 보고 있다”며 “또 (방통위의) 2인 체제 운영하에 KBS 이사와 사장 선임 과정,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사 해임 등 일련의 과정들이 있다”며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서 방문진법이나 방송법 위반 소지들이 매우 농후하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탄핵 중독” 맹폭… 민주당 일각서도 ‘우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탄핵 중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벌써 몇 번째 꺼내든 탄핵 카드인가”라며 “이제 민주당을 ‘탄핵 중독 당’, ‘직권 남용 당’이라 불러도 무방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지난 2월 민주당이 거대 야당의 힘만 믿고 밀어붙였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는 헌법재판소에서 ‘9:0’, 재판관 전원일치로 기각됐다”며 “민주당의 ‘아니면 말고 식’ 때문에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하는 행안부 장관의 직무가 167일간 정지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은 사과와 반성은커녕 아직도 습관적이고 정쟁 유발용 탄핵의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에서 뻔히 기각될 걸 알면서도 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로 ‘묻지마 탄핵 카드’를 남발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마저 내팽개친 권한 남용”이라고 쏘아붙였다.

과방위 소속인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정권에 부담을 주기 위해 탄핵 카드를 남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민주당의 행동들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탄핵은 아주 극단적인 사항일 때 국회가 발의할 수 있는 권한인데 민주당은 너무 남발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다분히 정치적 공세이고 정권에 부담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밖에 해석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내에서도 탄핵안 발의를 강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수 의석을 믿고 탄핵 카드를 함부로 사용했다가는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믿고 계속해서 근육질 자랑하는 거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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