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중저가 이동통신 단말기 출시를 확대하기로 삼성전자와 협의했다. / 뉴시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중저가 이동통신 단말기 출시를 확대하기로 삼성전자와 협의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중저가 단말기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보면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출고가 40만원대인 ‘갤럭시A 시리즈’ 단말기다. 최근 삼성전자는 40만원대 단말기를 추가 출시했다. 삼성은 정부와 협의해 내년에도 중저가 단말기를 출시하기로 한 가운데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이 완화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삼성 홈페이지서 ‘갤럭시 A34’ 가장 많이 팔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중저가 이동통신 단말기 출시를 확대하기로 삼성전자와 협의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연내 2종, 2024년 상반기에 3~4종의 중저가 단말기가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 10일 KT 통신사향 단말기인 ‘갤럭시 점프3’(출고가 43만8,900원)가 먼저 출시됐다. 올해는 1종의 중저가 단말기가 추가 출시될 계획이다.

추가 출시되는 해당 단말기는 ‘갤럭시 S23 FE’(출고가 80만원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30~80만원대의 단말기들이 시장에 나오도록 해 국민 통신비 부담을 낮출 방침이다.

국내에는 중저가 단말기 출시가 저조한 상황이다. 통신시장에는 고가 단말기가 집중적으로 출시돼 있어 소비자들의 단말기 선택지가 부족하다.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보면 스마트폰은 △갤럭시 Z 시리즈 18종 △갤럭시 S 시리즈 13종 △갤럭시 A시리즈 2종 등 33종이 판매되고 있다. 30~40만원대 중저가 단말기인 A시리즈 2종을 제외하면 모두 출고가가 100만원이 넘는다. 갤럭시 Z 시리즈 단말기 중에선 출고가가 200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

통신사향 단말기인 SKT ‘갤럭시 퀀텀4’(출고가 61만8,200원)와 LG유플러스 ‘갤럭시 버디2’(출고가 39만9,300원) 등이 있지만 A시리즈를 포함해도 전체 단말기 시장에서 중저가 단말기가 출시되는 비중은 적다.

13일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보면 최근 한 달간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중저가 단말기인 ‘갤럭시 A34 5G 자급제’다. 중저가 단말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판매 실적과는 달리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삼성전자는 중저가 단말기 미출시 이유를 묻는 박완주 무소속 의원 서면 질의에 ‘소비자들의 수요가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또한 통신3사(SKT·KT·LGU+)의 요청이 부재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중저가 단말기 출시 요청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정부·소비자단체, 중저가 단말기 가격 인식 달라

삼성전자는 단말기 시장 경쟁이 치열한 인도에선 갤럭시M·F 시리즈를 19종 출시한 반면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이러한 점이 지적된 바 있다. M 시리즈 출고가는 10~30만원대, F 시리즈는 출고가 20~30만원대인 단말기다.

이번 정부 발표에서는 출고가 30만원 미만 단말기는 언급되지 않았다.

어떤 가격 수준을 중저가 단말기 가격이라고 볼 수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앞서 소비자 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와 박완주 의원실 관계자는 중저가 단말기는 출고가가 50만원 미만이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과기정통부는 80만원대 단말기도 중저가라고 보고 있다.

통신사 요금제와 단말기 가격 모두 소비자마다 부담된다고 느끼는 것이 다르다. 박완주 의원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제조사는 출고가 100만원 미만을 중저가라고 본다”며 “내년 상반기에도 중저가 단말기들이 3~4개 추가 출시된다. 일단 정부의 발빠른 정책 발표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앞으로 출고가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계속 협의해야 한다. 다양한 중저가 단말기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 김한기 소비자주권 정책실장은 통화에서 “통신비가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중저가 단말기 몇 개 출시하는 게 해법이 될 수는 없다”며 “단말기와 통신 서비스를 결합해 판매하고 있는 것이 근본 원인이다.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단말기와 통신 서비스 결합 상품을 구매할 때는 통신사와 제조사의 지원금이 구분되지 않은 상태로 지급돼 각각의 상품 가격을 알기 어렵다. 단말기와 통신 서비스 판매가 분리되면 단말기 가격을 소비자가 알 수 있게 된다. 한국소비자연맹 또한 통신서비스와 단말기 판매를 분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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