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발표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는 통신3사(SKT, KT, LGU+)의 5G 요금 최저구간을 3만원대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 뉴시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발표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는 통신3사(SKT, KT, LGU+)의 5G 요금 최저구간을 3만원대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 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올해 정부의 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으로 통신3사(SKT, KT, LGU+)는 소비자를 위해 요금제 선택권을 강화하고 있다. 단말에 따른 요금제 구매 제한을 없애고 저가 5G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소비자에 이익이 되는 조치가 나왔다. 그러나 이 때문에 통신사들의 이동통신 매출이 감소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통신3사는 비통신 사업이 더욱 중요해졌다.

◇ 내년 1분기 소량 데이터·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지난달 발표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는 통신3사의 5G 요금 최저구간을 3만원대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과기정통부는 통신3사와 협의해 내년 1분기 내에 해당 5G 요금제가 신설되도록 할 방침이다.

10월 LG유플러스는 3만원부터 시작하는 온라인 5G요금제 ‘너겟’을 출시했다. 너겟은 데이터 제공량이 1GB부터 24GB까지인 15종의 요금제와 무제한 요금제 등 16종의 요금제로 구성된다. 이 요금제는 3월말까지 가입 가능하다.

너겟같은 저가 요금제가 통신3사 모두에서 정식 출시된다면 데이터 제공량 구간이 촘촘한 요금제 상품이 구성된다. 소비자는 지난해와 올해 초 신설된 24~90GB대 중간요금제 등으로 요금제 선택권이 강화됐다.

정부는 개인의 데이터 소비 패턴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30GB 이하 구간 요금제를 세분화할 계획이다. 앞서 출시된 너겟 요금제가 예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용 단말기에 따라 요금제 상품 구매가 제한됐던 것도 개선됐다. 통신3사는 자급제 단말과 달리 유통점에서 구매한 단말에는 가입 가능한 요금제에 제한을 뒀다. 과기정통부의 개선 요구에 SKT가 먼저 이용약관을 개정하면서 매장 구매 5G 단말에서도 LTE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과기정통부는 KT와 LG유플러스도 요금제 가입 제한을 개선하도록 협의할 계획이다.

5G 통신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는 단말기를 그대로 두면서 저가 LTE 요금제로 가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통신비 지출을 절감할 수 있다.

◇ 최적화된 요금제 선택 가능해져… “낙전수입 급감할 것”

다만 정부의 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이 소비자에겐 호재이지만 통신3사에겐 악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통신3사의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ARPU(가입자당 평균 수익)은 △SKT 2만9,913원 △KT 3만3,838원 △LG유플러스 2만7,300원으로 나타났다. KT는 ARPU가 전년동기 대비 2.8% 증가한 반면, SKT는 2.3%, LG유플러스는 6.4% 감소했다.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 하나증권의 김홍식 연구원은 8일 보고서에서 “2024년 통신3사 이동통신 매출은 감소전환이 유력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초기 5G 가입자들은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가 적어 고가의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했다”며 “이제는 월 데이터 사용량에 최적화된 요금제 선택이 가능해졌다. 통신사들은 ‘낙전수입’이 급감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실제 사용하는 데이터에 비해 고가의 요금제를 이용하면 통신사들은 사용되지 않은 데이터에 대한 ‘낙전수입’을 얻게 된다. 하지만 중간요금제에 소량 데이터까지 요금제 상품이 세분화되면서 이 같은 낙전수입이 감소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그러면서 “통신3사의 평균 ARPU 하락률이 2023년 2%에서 2024년 4%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신업계가 요금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홍식 연구원은 “네트워크 투자를 줄이면 요금 규제가 강해진다. 실적이 악화되면 요금인상을 위해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가 진행된다. 2024년은 통신장비주 상승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AI 에이닷·믿음·익시, 통신3사 비통신 사업 확대

통신3사는 통신사업에서의 성장이 둔화돼 비통신 부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통신3사는 모두 AI 사업에 뛰어들었다.

SKT는 9월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했다. SKT는 AI 투자 비중을 향후 5년간 33%로 확대해 2028년에는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SKT의 AI 서비스인 A.(에이닷)은 통화내용을 AI로 분석해 내용을 요약해준다. 최근 에이닷은 아이폰 통화녹음 기능을 제공해 아이폰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KT는 지난 10월 초거대 AI ‘믿음(Mi:dm)’을 출시했다. 믿음은 △전화상담 AI 서비스 △홍보문구 생성△ 게임 내 캐릭터 제작 등 다양한 B2B(기업대상) 서비스를 제공한다. KT는 3년 후 믿음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자사 AI ‘익시(iXi)’를 U+tv에 적용하고 있다. 익시는 △이용자 의도를 파악한 검색 △스포츠 경기 득점장면 자동 생성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2024년 상반기에는 너겟·IPTV 등의 서비스 및 플랫폼에 챗봇 형태의 ‘익시젠(ixi-GEN)’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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