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던 제일바이오의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 제일바이오
가족 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던 제일바이오의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 제일바이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볼썽사나운 가족 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던 제일바이오 오너일가가 2세 승계를 단행했다. 창업주 심광경 회장 부부가 차녀인 심의정 사장에게 지분을 증여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넘긴 것이다. 하지만 제일바이오 앞엔 여전히 먹구름이 가득하기만 하다.

지난 10일 회사가 공개한 ‘최대주주변경‘ 공시 등에 따르면, 제일바이오 창업주 심광경 회장과 그의 배우자 김문자씨는 이달 초 차녀 심의정 사장에게 지분을 증여했다. 심광경 회장이 150만주, 김문자씨가 100만주를 각각 증여했으며, 이는 전체 지분 기준 8.58% 비중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보유지분이 13.81%로 늘어나게 된 심의정 사장은 기존 최대주주였던 부친으로부터 최대주주 지위까지 넘겨받게 됐다.

이 같은 승계 움직임은 제일바이오 오너일가가 최근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바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제일바이오 오너일가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심광경 회장이 김문자씨 및 세 자녀들에게 지분을 증여하며 별 탈 없는 모습이었지만, 4월 들어 돌연 경영권 분쟁 양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심광경 회장이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에서 해임되더니 지난해부터 경영에 참여했던 장녀 심윤정 전 대표가 그 자리를 이어받은 것이다. 이후 이들은 심윤정 전 대표가 심광경 회장 및 김문자씨, 심의정 사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양상으로 갈등을 이어갔다.

다만, 심윤정 전 대표가 일으킨 ‘장녀의 난’은 오래가지 못했다. 숱한 법적 분쟁 속에 지난 8월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심윤정 전 대표가 해임되고 심의정 사장이 이사회에 합류했으며, 곧장 심광경 회장의 대표 복귀도 이뤄졌다. 이런 가운데, 심의정 사장이 최대주주에 오르며 2세 승계구도를 굳힌 모습이다.

하지만 제일바이오의 앞날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제일바이오는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배임 확인 및 고발이 잇따랐고, 이로 인해 상장폐지 관련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앞서 기업심사위원회에선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고,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최종 결정만 남겨두고 있다. 여기에 이번 최대주주 변경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를 하나 더 추가하게 됐다.

또한 배임 혐의로 잇따라 고발된 심광경 회장과 심의정 사장은 관계기관으로부터 조사 및 수사를 받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제일바이오 ‘최대주주 변경’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1110900879
2023. 11. 10.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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